[더구루=정예린 기자] 효성중공업이 초고압직류송전(HVDC) 기술 국산화에 속도를 내며 미래 전력시장 선도에 나선다. HVDC 기술은 GE, 지멘스, 히타치 등 유럽 전력기기 업체들이 독점해왔다. 효성중공업은 2GW급 대용량 전압형 HVDC 개발을 통해 독자적인 기술 주권을 확보, 글로벌 기업들에게 새로운 긴장감을 불어넣을 방침이다.
28일 효성중공업에 따르면 지난 2017년 조현준 회장의 주문 아래 200MW 전압형 HVDC 시스템 개발에 착수한 바 있다. 당시 실적 악화와 적자 부담 속에서도 7년간 1000억원 규모의 연구개발비를 투자해, 작년 국내 최초로 200MW급 HVDC 국산화에 성공했다. 조 회장은 평소 “HVDC는 단순한 송전 기술을 넘어 미래 에너지 시장을 이끌 핵심 기술"이라며 "효성중공업이 전 세계 HVDC 시장의 판도를 바꾸는 주역이 될 수 있도록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다.
지난 7월에는 경남 창원공장에서 HVDC 변압기공장 기공식도 개최했다. 이 공장은 국내 최대 전압형 HVDC 변압기 전용 생산시설이다. 효성중공업은 대용량 전압형 컨버터 시스템 제작시설 증축과 R&D 등 HVDC 사업을 위해 2년간 총 3300억원을 투자한다.
HVDC는 발전소에서 생산된 교류(AC) 전기를 직류(DC)로 변환하여 전송하고, 목적지에서 다시 교류로 변환하여 일반 가정이나 산업체에 공급하는 송전 시스템이다. 오랜 기간 초고압교류송전(HVAC) 방식을 사용해왔으나, 최근 전력 반도체(IGBT) 및 디지털 제어기술의 발달로 직류 변환 및 전압 조절이 용이해지면서, 장거리 송전 과정에서 교류에 비해 전력 손실이 적고 더 많은 전력을 송전할 수 있는 HVDC가 각광받고 있다.
효성중공업의 HVDC는 이재명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서해안 에너지 고속도로’ 구축 사업에서도 중추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전압형 HVDC는 서해안 에너지고속도로 사업에 필수적인 기술이다. 실시간 양방향 전력 제어가 가능하고 전력계통 안정화에도 유리해 날씨에 따라 발전량이 불규칙한 재생에너지 연계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국내 기술이 적용된 HVDC를 사용할 경우 전력망 유지보수, 고장 시 빠른 대처가 가능하다. 효성중공업은 독자기술로 시스템 설계, 기자재(컨버터, 제어기, 변압기 등) 생산까지 가능한 국내 유일 HVDC 토탈 솔루션 제공사다.
조 회장은 "효성중공업은 이미 작년 7월 경기도 양주변전소에 200MW규모의 전압형 HVDC 변환설비를 구축해 기술력을 입증했다며 "서해안 에너지고속도로 사업의 핵심 공급사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