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길소연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국내 확진자 수가 6000여 명에 육박한 가운데 국내 항공사에서 현재 상황을 알리는 영상을 게재해 눈길을 끈다.
항공업계는 여객 감소로 운영 노선을 단축하거나 운항을 중단하는 건 물론, 전 세계 주요 국가에서 입국 제한 등이 잇따르자 이에 대한 대책 마련을 서두르고 있다.
에어부산은 지난달 21일 유튜브에 '에어부산, 승무원이 알려드리는 코로나19' 영상을 올렸다. 해당 영상에는 소속 객실 승무원인 전동현·정희윤·안수길 승무원이 나와 현재 사내 분위기와 기내 방역, 중국 지점 상황 등에 대해 알려줬다.
에어부산 승무원은 "주변에서 걱정이 많다"고 운을 뗀 뒤 "승무원 입장에서 직접 보고 느끼는 코로나19에 대해 얘기하려 한다"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일터가 비행기 안으로 한정된 데다 매번 새로운 손님, 또 다양한 국적의 분들이 탑승하다 보니 주변에서 걱정이 많다"며 "브리핑 시에도 매니저들이 안전에 대한 주의사항을 전달하는 건 물론 특히 장갑, 마스크 착용, 기내 감염병 대응 절차 등을 강조한다"라고 말했다.
또 다른 승무원은 "회사 공지사항도 거의 다 코로나19 바이러스 관련 내용"이라며 "하루에 10개 이상씩 공지사항이 쌓이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특히 승무원들은 기내 손님들이 바이러스 감염을 우려해 손 씻기를 자주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들은 기내 비치된 물비누가 금방 동이 날 정도로 손님들이 자주 손을 씻는다고 알렸다.
에어부산은 기내 방역도 자주 한다며, 기내 바이러스 감염 여부에 대해 안심시켰다. 실제 에어부산은 국내 항공사 최초로 시행했으며, 정기 방역 외 추가 방역을 강화하고 있다.
에어부산 정비기술팀에서 5년째 근무하고 있는 문현민 기술사는 "현재 기내 살균소독이 30일에 한 번씩 이뤄지고, 살충 소독은 13일에 한 번씩 주기적으로 진행된다"며 "밀폐된 공간에서 10~15분 이뤄지고, 소독이 완료되면 도어를 오픈하고 한 시간 환기를 시킨 뒤 승객을 탑승시킨다"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항공기 기내 시스템의 경우 지상보다 훨씬 바이러스 전파율이 낮다"며 "항공기 시스템 구조상 고온의 엔진을 통해 항공기로 공기가 유입되는데 엔진에서는 거의 500도까지 공기가 가열된 상태에서 공기 순환시스템으로 들어온다"라고 말했다.
이렇게 살균된 공기가 들어온 뒤 장착된 헤파필터(HEPA, 고성능 필터) 여과기를 거쳐 최종 기내 유입돼 바이러스 침투 가능성이 제로라고 강조했다.
또 엔진을 통해 들어오는 공기가 캐빈 리서큘레이션 시스탬이라는 순환시스템을 통해 2~3분마다 새로운 공기가 위에서 아래로 흘러나오는데 이로 인해 인접한 3~4명 승객 외에는 공기를 공유할 일이 없다고 전했다.
코로나19가 시작된 중국 상황도 살펴봤다. 에어부산 중국 청두 지점장과 연결해 중국 상황을 전달받은 것.
에어부산 중국 청두 이기룬 지점장은 전화 연결에서 "청두랑 우한의 거리는 약 1100km로, 차로 16시간 정도 걸린다"며 "발원지인 우한으로부터 거리가 먼 안전한 도시"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현재 중국 분위기는 좋지 않은 상황"이라며 "마스크는 필수품으로, 서로에게 피해를 주지 않기 위해 외출을 최소화하고, 위생에 신경 쓰고 있다"고 알렸다.
이어 "다행히 마트가 정상 운영 중이라 생필품 구매에는 문제가 없지만, 식당 등 많은 가게가 쉬고 있어 생활에 불편함이 있다"고 털어놨다.
사태가 심각하다 보니 항공 영업에도 차질을 빚고 있다. 그는 "중국에서 가장 먼저 내려온 지시사항이 여행사의 영업 제한"이라며 "중국에 있는 여행상품 및 여행사의 영업 제재가 들어와서 현지에서 영업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털어놨다. 현재 '인천~청두' 노선 운항을 지난달 7일부터 오는 28일까지 중단한 상태이다.
한편 에어부산은 부산발 괌·오사카·울란바토르 노선 등을 잇달아 감편 및 운항 취소했다. 아울러 어려운 경영환경 극복을 위해 임원 사직서 제출 및 전 직원 무급휴직 등 강도 높은 자구책을 실행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