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 유럽서 '셀 단위 배터리 패스포트' 공개 실증…완성차 업계 최초

2025.10.13 11:55:09

EU 규제 대비 선제적 대응…사내 전담 조직도 신설
EV3에 英 '두코시' 셀 모니터링 시스템 장착해 실증
배터리 전 생애주기 데이터 기반 관리·투명성 확보

[더구루=정예린 기자] 기아가 유럽연합(EU) 배터리 규제인 '배터리 패스포트(Battery Passport, BP)' 실증에 착수했다. 오는 2027년 정책 시행을 앞두고 선제적으로 배터리 관리 역량과 서비스 경쟁력을 입증, 유럽 전기차 시장에서 전략적 우위에 선다는 방침이다.

 

◇완성차 업계 최초 '배터리 패스포트' 실증 

 

13일 기아 유럽법인에 따르면 기아는 국내에서 수출한 전기차 EV3에 영국 '두코시(Dukosi)'의 배터리셀 모니터링 시스템을 장착해 독일에서 '배터리 패스포트' 실증을 진행 중이다. 배터리셀 단위로 배터리 패스포트 실증에 나선 것은 완성차 업계 가운데 기아가 처음이다. 

 

배터리 패스포트는 EU가 오는 2027년 2월부터 시행할 예정인 제도로, △배터리의 성능과 상태 △원재료 조달 국가△재활용률 △생산 이력 등 배터리 정보를 디지털화해 관리하는 시스템이다. 이를 통해 배터리 공급망의 투명성과 지속가능성을 확보하는 것이 목표다. 배터리에 부착된 QR코드를 통해 사업자와 자동차 소유자, 정비사 등 이해관계자가 배터리 정보를 손쉽게 확인할 수 있으며, 배터리 상태와 품질 정보는 중고차 거래와 재활용 과정에서도 활용된다.

 

실증에 투입된 EV3는 각 배터리 셀의 상태(State of Health, SoH)를 실시간 측정하고, 이 데이터를 디지털 배터리 패스포트에 업로드한다. 운전자와 정비사, 규제기관 등 이해관계자는 개별 셀의 성능, 수명, 수리 이력을 확인할 수 있으며, 수리 발생 시 데이터는 자동으로 갱신돼 배터리 전 생애주기를 확보한다.

 

◇2027년 EU 의무화 앞서 선제적 대응

 

기아는 EU 정책이 시행 시기에 맞춰 유럽에서 판매되는 모든 전기차와 하이브리드 전기차 모델에 배터리 패스포트를 적용할 계획이다.

 

기아 차량에 배터리 패스포트가 도입되면 고객은 배터리셀 단위 데이터를 실시간 확인하고 필요한 경우 셀을 교체해 모듈 교체 비용을 줄일 수 있다. 배터리 수명 연장과 장기 비용 절감 효과가 기대되며, 중고차 거래에서는 배터리 상태 투명성이 높아져 신뢰도와 재활용 촉진에도 기여한다.

 

기아는 공개 실증과 별도로 사내에 배터리 패스포트 전담 조직도 신설했다. 이 조직은 전기차 배터리 밸류체인 전반의 파트너와 협력해 독자적인 배터리 패스포트 서비스를 개발 중이다. EU 규제를 넘어 안전 관련 데이터까지 포함한 고급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목표다. 

 

마크 헤드리히 기아 유럽권역본부장은 "기아는 고객에게 배터리 투명성과 성능 측면에서 새로운 기준을 제시하고자 한다"며 "셀 단위 배터리 패스포트 테스트를 통해 고객에게 어떤 실질적 혜택을 제공할 수 있는지에 대한 통찰을 얻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 실증은 현대차그룹과 유럽 산학 기관 간 협력 결과로도 평가된다. 독일 델프트공과대학교가 시험 운행을 지원했다. 현대모비스와 현대차그룹은 배터리 패스포트 데이터를 차량 시스템과 이해관계자 간 안전하게 전송되도록 통합했다. 실증 데이터는 네덜란드 응용과학연구소(TNO) 개발 공유 환경에서 안전하게 관리된다.

 

한편 배터리 패스포트는 지난 2020년 세계경제포럼(WEF)에서 처음 제안됐다. 2022년 아우디와 테슬라의 주도로 1차 파일럿 프로젝트가 진행됐고 이듬해 WEF에서 결과가 발표됐다. 국내에서는 삼성SDI, LG에너지솔루션, 에코프로 등을 포함한 배터리·소재 기업들이 도입을 결정하고 파일럿 사업에 참여하고 있다. CATL, 볼보, 닛산, 혼다, 덴소 등 글로벌 배터리·완성차 관련 기업들도 배터리 패스포트 도입을 공식화했다. 

정예린 기자 yljung@thegur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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