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내년 1분기 중국산 전기차 ‘일렉시오’ 호주 출시 결정…수출 1호 EV

2025.11.05 14:16:09

현대차, 일렉시오로 중국 생산·해외 수출 전략 가속
기아 EV5 수출 사례 벤치마킹…현대차 ‘추격 카드’로 일렉시오 투입
그룹 내 전기차 브랜드 격차 해소·글로벌 경쟁력 강화 포석

[더구루=정예린 기자] 현대자동차가 중국에서 생산한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일렉시오(ELEXIO)’를 내년 호주 시장에 출시한다. 중국 현지 모델을 해외에 직접 수출하는 첫 사례로, 현대차그룹이 추진 중인 중국사업 구조 재편과 글로벌 생산기지 다변화 전략이 가시화되고 있다.

 

◇베이징현대, 수출 1호 전기차 호주 '낙점'

 

5일 현대차에 따르면 회사는 내년 초 호주에서 일렉시오를 정식 판매할 예정이다. 가격은 5만5000~6만5000호주달러(약 5160만~6100만원)로 책정될 전망으로, 중형 전기 SUV 시장의 핵심 경쟁 구간에 직접 맞붙게 된다.

 

일렉시오는 현대차와 베이징자동차(BAIC)의 합작법인 ‘베이징현대(BHMC)’ 주도로 약 5년간 연구개발을 거쳐 완성된 전략형 전기차다. ‘중국에서, 중국을 위해, 그리고 세계로(From China, For China, For the World)’라는 현대차그룹의 신(新) 생산·수출 전략을 대표하는 1호 모델이다.

 

현대차는 호주 시장 진출을 앞두고 지난 9월 현지 연방정부의 자동차 형식승인(RVS) 절차를 마쳤다. 이는 법적·기술적 기준을 모두 충족해 현지 판매를 위한 마지막 관문을 통과했다는 의미다. 단순한 서류 승인에 그치지 않고 안전·환경 기준에 맞춘 생산 및 인증 체계를 확보, 중국산 모델이 서방 시장의 기술·품질 요건을 충족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中 공장, ‘수출형 생산기지’ 전환 첫 실험

 

중국에서 기획·설계된 전기차를 호주에 선보이는 것은 단순한 신차 출시를 넘어 현대차가 중국 공장을 ‘수출형 생산기지’로 전환하는 첫 실험이다. 내수 부진으로 가동률이 낮아진 중국 생산 거점을 활용해 해외 수요에 대응함으로써 효율성을 높이고, 글로벌 공급망 리스크를 분산할 수 있는 전략인 셈이다. 

 

이번 수출은 현대차그룹이 기아 EV5를 통해 보여준 행보와도 맞닿아 있다. 공장에서 생산한 EV5를 호주에 수출해 올해 3분기 전기차 6506대를 판매하며 시장 3위에 올랐다. 같은 기간 현대차는 1408대로 11위에 머물렀다. 기아의 성과는 중국 현지 생산 기반을 활용해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고, 중국산 모델이 서방 시장에서도 통할 수 있음을 입증한 사례로 꼽힌다. 현대차의 일렉시오 투입은 이러한 기아의 성공 경험을 이어받아 그룹 내 전기차 브랜드 경쟁력을 강화하려는 후속 조치로 풀이된다.

 

◇일렉시오, 호주 전기차 시장 '다크호스'

 

호주는 전기차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주요 지역다. 올해 1~9월 전기차 신규 등록 대수는 약 12만5000대로 전년 대비 30% 이상 늘었다. 현대차는 ‘아이오닉5’와 ‘코나 일렉트릭’을 중심으로 시장점유율 6%대를 유지하고 있으며, 중국산 일렉시오 투입을 통해 중형 SUV 세그먼트에서 판매 저변을 넓힐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기아가 중국에서 생산·수출한 EV5가 호주 베스트셀링 전기차 '4위'(1~9월 누적 3901대)를 차지하고 있다. 이는 일렉시오가 호주 전기차 시장에서 '다크호스'로 평가되는 대목이다.

 

일렉시오는 현대차의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 기반으로 설계됐으며, 전륜구동 구조와 800V 고전압 아키텍처를 적용했다. 전장 4615mm·전폭 1875mm로 투싼과 유사한 크기를 갖췄다. 1회 충전 주행거리 700km(CLTC 기준)를 확보했다. 중국 내수형에는 비야디(BYD) 계열사 핀드림스(FinDreams)의 리튬인산철(LFP) 배터리가, 수출형에는 삼원계(NCM) 배터리가 적용될 가능성이 거론된다.

정예린 기자 yljung@thegur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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