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진유진 기자] 19일 오전 서울 강서구 코엑스 마곡 르웨스트. 개장을 기다리는 관람객들의 '오픈런' 줄이 전시장 앞에 길게 이어졌다. 문이 열리자 캐럴과 함께 연말 분위기를 가득 채운 대형 크리스마스 트리가 시선을 사로잡았다. 트리 옆으로는 길게 늘어선 '홀리데이 테이블(Holiday Table)'과 식음료(F&B) 부스가 이어졌고, 관람객들은 커다란 컬리 장바구니를 손에 든 채 자연스럽게 동선을 따라 움직였다.
컬리가 지난 18일부터 나흘간 진행 중인 오프라인 미식 축제 '컬리푸드페스타 2025' 현장이다. 올해로 3회째를 맞은 이번 행사는 '홀리데이 테이블'을 콘셉트로, 연말 식탁에 어울리는 미식 큐레이션을 오감으로 경험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올해 페스타에는 109개 파트너사, 160여개 F&B 브랜드가 참여했다.
◇ 시식보다 '경험'…현장에 몰린 관람객들
행사장은 △간편식 △식료품 △신선 △축·수산 △디저트·유제품 △음료·간식 △건강식품 등 7개 구역으로 구성됐다. 단순히 부스를 늘어놓기보다, 연말에 무엇을 먹고 싶은지를 자연스럽게 발견하도록 동선을 설계한 점이 특징이다.
하림·백설·풀무원·오뚜기·삼양식품·대상 청정원 등 대형 식품사 부스는 물론, 중소 식품 브랜드 부스 앞까지 관람객 대기줄이 이어졌다. 부스마다 시식과 체험, 소규모 이벤트가 이어지며 현장은 종일 북적였다.
현장에서 만난 40대 관람객 A씨는 "다양한 제품을 직접 시식하고 비교할 수 있어 연말 장보기를 미리 하는 느낌"이라며 "평소 접하지 못했던 중소 브랜드를 발견하는 재미도 있다"고 말했다.
◇ '셰프 테이블'의 힘…장호준 셰프가 만든 현장 몰입
컬리의 큐레이션을 가장 압축적으로 보여주는 공간은 '브랜드 살롱'이다. 이 가운데 관람객의 발길이 가장 오래 머무는 곳은 단연 '셰프 테이블'이다.
셰프 테이블에서는 매일 3명의 셰프가 직접 음식을 조리하며 상품 개발 비하인드를 소개한다. 이날 오전에는 넷플릭스 요리 예능 '흑백요리사'에 출연해 얼굴을 알린 장호준 셰프가 무대에 올라 '우목심 스끼야키'를 선보였다.
장 셰프가 조리를 시작하자 테이블 주변으로 관람객들이 빠르게 몰렸고, 조리대 앞은 발 디딜 틈 없이 붐볐다. 단순 시연을 넘어 재료 선택 이유와 맛 설계 과정, 실제 상품화 과정에서의 고민까지 설명이 이어지자 현장의 집중도는 더욱 높아졌다.
장 셰프는 "컬리와 협업할 때마다 처음 구상했던 제품과 실제 상품화된 결과물의 구현 퀄리티가 상당히 높다는 것을 느낀다"며 "믿을 수 있는 플랫폼이라는 생각이 들어 이번 프로젝트도 함께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셰프가 직접 설명하는 조리 과정은 '맛을 보는 자리'를 넘어 '왜 이 맛이 나왔는지'를 이해하게 만드는 장치로 작동했다. 컬리가 오프라인에서 경험형 콘텐츠에 힘을 싣는 이유가 분명히 드러나는 대목이다.
◇ 신상품 선공개부터 AI 식단관리까지…확장되는 컬리 실험
이번 페스타는 브랜드 테스트베드 역할도 한다. 풀무원은 내년 1월 출시 예정인 고농도 두부 4종을 현장에서 선공개했고, 오마뎅은 신제품을 처음 선보였다. 현장에서 소비자 반응을 확인한 뒤 정식 출시로 이어가겠다는 전략이다.
특히 눈길을 끈 것은 컬리가 지난 9월 출시한 건강관리 앱 '루션' 부스다. 루션은 인공지능(AI) 기반 개인 맞춤형 식단 추천과 컬리 연동 상품 교환 쿠폰, 리워드 기능 등을 제공하는 서비스다. 이용자가 음식 사진을 올리면 AI가 이를 파악해 칼로리, 탄수화물, 단백질, 지방 비중을 계산해준다.
이날 만난 컬리 관계자는 "지난 9월 8일 출시 이후 3개월 만에 약 3만명이 루션에 가입했다"며 "이번 페스타를 계기로 오프라인 접점에서 인지도를 더욱 넓혀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식품 판매를 넘어 식단·건강 관리로 영역을 확장하려는 컬리의 방향성도 현장에서 엿볼 수 있었다.
◇ '구경하는 축제'에서 '선택하는 축제'로
현장을 둘러보며 느껴진 이번 페스타의 색깔은 명확했다. 화려한 전시보다 '연말에 내가 먹고 싶은 것'을 중심에 둔 구성, 시식에서 경험으로 확장된 콘텐츠, 셰프와 브랜드가 직접 설명하는 스토리텔링까지. 컬리는 오프라인 공간을 단순한 홍보장이 아닌, 소비자 선택을 설계하는 플랫폼으로 활용하고 있었다.
최재훈 컬리 최고커머스책임자는 "컬리푸드페스타에서 컬리의 큐레이션과 풍성한 콘텐츠를 만나볼 수 있다"며 "컬리, 브랜드사들이 함께 준비한 다채로운 맛과 오감 체험을 통해 올 연말 즐거운 추억을 남기길 바란다"고 전했다.
컬리푸드페스타 2025는 오는 21일까지 이어진다. 연말을 앞두고 컬리가 오프라인에서 내놓은 해답은 '더 많이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더 깊이 경험하게 하는 것'이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