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SKT·윌러스 공동 WiFi6 특허 , 독일서 에이수스 '판매 금지' 견인

2026.02.04 07:50:07

'EDCA' 핵심기술 무단 사용 및 3년 협상 거부에 '철퇴'
이례적 '탑-다운' 정밀 분석...로열티 정당성 확증
젠폰·젠북 등 주력 제품... 독일 시장 퇴출 위기

 

[더구루=김예지 기자] SK텔레콤과 국내 표준특허 전문기업 윌러스표준기술연구소(Wilus, 이하 윌러스)가 공동 보유한 와이파이6(WiFi6) 표준특허가 독일 법원에서 그 가치를 공인받았다. 뮌헨 법원이 에이수스를 상대로 '제품 판매 금지'라는 초강수 판결을 내리면서, 승기를 잡은 윌러스와 사면초가에 몰린 에이수스 간 향후 라이선스 협상 귀추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특히 이번 판결로 공동 권리자인 SK텔레콤 역시 실질적인 로열티 수혜를 입을 수 있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 뮌헨 지법, 에이수스에 '판매 금지' 명령… WiFi6 특허 침해 인정 

 

4일 독일 글로벌 특허 전문 매체 JUVE Patent에 따르면 뮌헨 지방법원 제7민사부(재판장 올리버 쇤)는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윌러스가 대만 에이수스(Asus)를 상대로 제기한 특허 침해 소송(사건번호 7 O 5007/25)에서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에이수스가 SK텔레콤과 윌러스가 공동 권리를 가진 WiFi6 특허(EP 3 512 289)를 침해했다고 판단, 해당 기술이 적용된 제품에 대한 독일 내 침해금지·판매 금지 명령을 내렸다.

 

◇ WiFi6 핵심 'EDCA' 기술 무단 점유… 개별 합의·공식 창구 모두 외면


소송 대상이 된 특허는 다수 기기가 동시에 접속하는 WiFi6 환경에서 데이터 전송 효율을 높이는 '개선된 분산 채널 액세스(EDCA)' 기술이다. 단말별 채널 대기 시간과 경쟁 범위를 최적화해 통신 오류를 줄이고 속도를 안정적으로 유지한다. 스마트폰·노트북 등 모바일 기기에서 전력 소모를 줄이면서도 고속 데이터 처리가 가능하게 하는 핵심 표준필수특허(SEP)다.

 

이번 분쟁은 에이수스가 정당한 기술 사용료를 지급하지 않은 채 WiFi6 특허를 무단 사용해 온 것이 발단이 됐다. 에이수스는 시스벨(Sisvel)이 운영하는 특허 풀(Patent Pool, 특허 공동 관리)을 통해 일괄 계약을 맺을 수 있었을 뿐만 아니라, 특허권자인 윌러스·SK텔레콤과 직접 계약을 체결할 기회도 있었다.

 

실제로 윌러스 측은 이번 소송에 앞서 지난 2022년부터 약 3년간 에이수스에 수차례 직접 협상을 제안하며 합의를 시도해 왔다. 또한 해당 특허가 포함된 시스벨 특허 풀은 지난 2022년 SK텔레콤과 화웨이 등 글로벌 기업들이 이미 참여해 로열티 체계에 합의한 공식 창구다. 특히 초기 가입 기업에게 혜택을 주는 로열티 제도인 LIFT(Licensing Incentive Framework for Technologies)까지 운영되고 있었기에, 에이수스가 정당한 대가를 지불할 기회는 충분했다는 지적이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시스벨 측이 제안한 특허 풀 로열티와 윌러스의 개별 제안 로열티 모두가 '공정하고 합리적이며 비차별적인(FRAND)' 수준이었다고 명시했다. 에이수스가 어느 경로를 통해서든 기술 사용료를 낼 의지가 없었음을 법원이 공식 인정한 셈이다.

 

◇ 이례적 '탑-다운' 검증... 뮌헨 법원, 윌러스 로열티 제안 '합리적' 결론

 

재판부는 이번 판결에서 로열티 산정의 객관성을 확보하기 위해 '탑-다운(Top-down)' 분석 방식을 적용했다. 이는 전체 제품 가치에서 산정한 총 로열티를 기준으로, 개별 특허권자의 기술 기여도에 따라 지분을 배분하는 방식이다.

 

독일 법원이 WiFi6 표준특허 분쟁에서 로열티 산정의 합리성까지 구체적으로 판단한 것은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법원은 이 정밀 분석을 통해 시스벨과 윌러스의 제안이 모두 FRAND 범위에 부합한다고 결론 내렸다.

 

업계에서는 윌러스가 협상의 우위를 점하기 위한 전략적 관할지로 독일 법원을 택한 것으로 보고 있다. 독일은 특허 침해에 대해 신속한 판매금지 집행이 가능하고, 특허권자의 권리를 적극적으로 보호하는 판결 성향을 보이는 국가이다. 글로벌 특허 분쟁의 향방을 좌우하는 '지렛대' 요충지로 평가된다. 

 

 

◇ 젠폰·젠북 독일 시장 퇴출 위기...에이수스, 항소·합의 기로

 

이번 판결로 에이수스는 △젠폰 11 울트라 △젠북 S 13 △크롬박스 4 등 WiFi6 기술이 탑재된 주력 제품들을 독일 시장에서 판매할 수 없게 됐다. 

 

다만 이번 소송은 1심 결과로, 향후 에이수스가 항소하면 2·3심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반대로 당사자 간 라이선스 협상을 통해 분쟁이 조기에 종결될 가능성도 열려있다.

 

현재 LG전자를 비롯해 △레노버(Lenovo) △에이서(Acer) △넷기어(Netgear) △시스코(Cisco) 등 글로벌 IT 기업 30여 곳 이상이 이미 윌러스와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하거나 시스벨 특허 풀을 통해 정당한 대가를 지불 중인 만큼, 에이수스에 가해지는 압박은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SK텔레콤은 해당 특허의 공동 권리자로서, 향후 라이선스 계약 체결 여부에 따라 로열티 수익을 확보할 가능성이 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특허 분쟁의 직접적인 당사자가 아닌 만큼, 관련 소송에 대해 구체적인 입장을 밝히기 어렵다"고 말했다.

김예지 기자 yeletzi_0418@thegur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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