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오승연 기자] 유경선 유진그룹 회장이 신년사를 통해 YTN이 민영 방송으로서 나아가야 할 운영 방향과 기본 원칙에 대해 밝혔다.
유 회장은 5일 신년사에서 YTN이 언론으로서의 역할을 수행하는 과정에서 보도와 편성의 독립성, 자율성이 존중돼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공정한 방송이 유지되기 위해서는 제도와 구조를 통한 운영이 중요하다는 점도 함께 언급했다.
또한 대주주의 역할과 관련해 보도와 편성에는 관여하지 않고 법과 제도에 따라 이사회와 경영진이 중심이 되는 운영 체제가 유지돼야 한다는 입장을 전했다.
아울러 유 회장은 YTN의 안정적인 운영과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 필요한 투자와 지원이 병행돼야 한다는 점을 언급하며, 변화하는 미디어 환경에 대응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유 회장은 끝으로 구성원들에게 각자의 역할에 충실하며, 변화하는 환경 속에서도 YTN의 기본 가치가 유지될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해 나가자고 당부했다.
다음은 유경선 유진그룹 회장의 신년사 전문이다.
YTN 가족 여러분,
새해의 서광이 밝았습니다.
2026년, 올 한 해 YTN 가족 여러분 모두의 일상에 평화와 사랑이 함께하기를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지난 한 해를 돌아보면 한국 사회도, YTN도, 많은 도전과 변화를 겪어온 시간이었습니다. 그 속에서도 30년 넘게 한결같은 신뢰를 보내주신 시청자 여러분, 그리고 또 다른 30년의 역사를 향해 묵묵히 발걸음을 멈추지 않은 임직원 여러분께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올해는 YTN이 명실상부한 민영 방송으로 새 출발을 한 지 두 돌을 맞는 해입니다. 이제 YTN은 변화된 환경을 살피는 단계를 넘어, 스스로의 판단으로 미래를 개척해야 하는 시점에 서 있습니다. 시행착오는 줄이되 도전을 두려워하지 않고, 외부의 파도에 떠밀리기보다 스스로 노를 저어 나아가야 할 때입니다.
오늘 저는 이 중요한 시점에서 YTN의 현재와 미래를 관통하는 몇 가지 현안에 대해 저의 각오와 약속을 여러분과 나누고자 합니다.
YTN 가족 여러분,
2년 전, 저와 유진그룹은 선의와 소명 의식으로 YTN과 한 가족이 되었습니다. 그러나 그 이후의 길은 결코 평탄하지 않았습니다. 진실을 전하는 언론의 소명과 시청자의 정보 후생을 높이겠다는 뜻은 분명했지만, 그 과정에서 다양한 이해관계자들과 임직원들에 대해 일부 세심히 살피지 못한 부분이 있었음을 솔직히 돌아봅니다. 인수 이후의 과정에서 미처 예상하지 못한 일들을 겪으며 마음이 무겁고 아팠던 순간도 적지 않았습니다. 선의와 충정이 있는 그대로 전달되지 못하고, 다양한 해석 속에서 왜곡될 때의 무게는 결코 가볍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그런 시간 속에서도 제 각오는 비 온 뒤의 땅처럼 더욱 단단해졌습니다. 외부의 환경이나 미디어 지형의 변화에도 흔들리지 않는 공정한 방송으로 YTN을 여러분과 함께 만들어 가야 한다는 결심은 제게 가장 중요한 과업중의 하나가 되었습니다. ‘민영 언론 기업 YTN’의 안정과 성장은 앞으로도 이어가야 할 방향이며, 저는 그 길을 책임있는 자세로 함께 하겠다는 각오로 이 자리에 서 있습니다.
지금까지 저를 포함한 우리 모두가 적지 않은 시행착오를 겪었음을 부인할 수 없습니다. 시행착오는 없었다면 더 좋았을 기회 손실이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그 경험은 언론과 YTN, 그리고 YTN 구성원에 대한 이해를 더욱 깊게 만들었습니다. “진짜 실수란 아무것도 배우지 못한 실수뿐”이라는 존 파월의 통찰과 “같은 일을 반복하면서 다른 결과를 기대하는 것이 광기”라는 아인슈타인의 경구를 떠올립니다. 이 두 생각을 뇌리에 새기고 또 새기겠습니다. 우리 모두 함께 나눠야 할 다짐이라고 생각합니다.
YTN 임직원 여러분,
유진그룹은 YTN을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뉴스 전문 채널을 넘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종합미디어그룹으로 성장시키겠다는 분명한 비전을 가지고 인수에 참여했습니다. 당시 가장 유력한 인수 후보로 꼽혔던 글로벌피스재단에 비해 인수가액은 2.7배, 당시 시가총액 기준으로는 10배가 넘었습니다. 이를 두고 무모하다는 세간의 평들도 많았습니다. 하지만 저는 YTN의 역사와 대한민국 대표 뉴스 전문 채널로서의 위상, 이를위해 구성원들이 지난 30년간 흘린 땀과 노력, 그리고 앞으로 새 역사를 써 내려갈 YTN에는 그만한 가치가 있다고 믿었습니다. 지금도 그 판단에는 변함이 없습니다.
다만 과거의 소유구조 속에서는 YTN이 그 가능성을 온전히 펼치기 어려웠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주주가 지원도 투자도 적극적이기 어려운 구조에서는 도약은커녕, 미디어 위기의 파고 속에서 현상 유지조차 벅차기 때문입니다. 물론, 환경 변화에 따른 외풍과 반복되는 내부 갈등은 YTN만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 사회 언론 구조 전반이 오랫동안 안고 있던 한계였습니다. 그러나 이는 결코 YTN의 숙명이 아닙니다. 우리가 반드시 넘어야 할 과제이며, 주주들의 적극적인 투자와 지원을 등에 업고 YTN 구성원들의 노력으로 충분히 극복할 수 있는 과제라고 믿습니다.
YTN 동료 여러분,
이제 YTN은 불필요한 갈등을 뒤로하고, 공정한 보도 채널이자 지속 가능하게 성장하는 기업으로 도약하기를 바랍니다. 그 길에 저와 유진그룹은 여러분과 함께하겠습니다. 대주주로서 유진은 무엇보다 YTN이 언론으로서 진실을 추구하기 위한 보도 및 편성의 독립성과 자율성을 엄중히 존중하겠습니다. 경영은 법과 제도에 따라 이사회와 경영진이 책임 있게 수행하도록 맡기겠습니다.
동시에 민영 기업의 지배주주로서 부여된 책임과 책무 또한 분명히 수행하겠습니다. 지구촌에는 뉴욕타임스를 비롯해, 소유의 권한과 책임, 그리고 편성의 자율성이 조화롭게 공존하는 세계적 민영 언론사들이 있습니다. YTN이 그 반열에 당당히 설 수 있다면, 그것은 제가 이 길을 선택한 이유에 대한 가장 분명한 답이 될 것입니다.
이를 위한 구체적인 결의를 말씀 드리겠습니다.
첫째, 보도와 편성의 독립성하에서 대주주의 역할을 분명히 재정립하고 책임경영 체제를 확고히 하겠습니다.
저와 유진그룹은 지금까지와 같이, 앞으로도 YTN의 보도와 편성의 과정에 개입하지 않겠습니다. 대신 감독과 견제, 그리고 장기적 관점에서의 투자라는 대주주의 본연의 역할에 충실하겠습니다. YTN의 경영은 법과 제도에 따라 이사회와 경영진이 중심이 되어 책임 있게 수행하도록 하고, 대주주는 그 성과와 책임을 이사회에 묻는 구조를 확립하겠습니다. 투자 또한 이와 같은 방식으로 결정하도록 하겠습니다. 다가오는 정기 주주총회에서 새로운 이사회가 꾸려져 YTN이 지속성장을 이룰 수 있도록 전폭적인 지지와 지원을 아끼지 않겠습니다.
둘째, 독립적이고 역량 있는 이사회 구성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차기 이사회는 뉴스 미디어 전문 기업인 YTN의 특성과 공적 책임을 깊이 이해하고, YTN을 발전시킬 수 있는 실질적 역량을 지닌 분들로 구성돼야 합니다. 언론, 법무, 회계, 투자, 뉴미디어, AI 등 YTN의 성장에 필요한 분야에서 전문성을 갖춘 인재들이 선발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특히 언론사 경영과 관련해서는, 언론의 소명에 대한 이해와 보도의 독립성에 대한 의지, 그리고 언론 기업의 경영을 책임 있게 판단할 수 있는 전문성을 지닌 분을 찾도록 하겠습니다. 이러한 이사진 구성과 더불어 경영의 전문성과 책임경영을 뒷받침할 수 있는 이사회의 구조, 제도와 규정의 정비를 병행해야 할 것입니다. 이사회가 제대로 기능할 때, YTN의 공정성과 신뢰는 특정 개인의 의지에 기대지 않고 제도와 구조 속에서 지켜질 수 있을 것입니다.
셋째, 최적의 사장 선출이 조속히 이뤄지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사장은 임직원은 물론 1만5천여 주주들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하는 경영자입니다. 사장 직무대행 체제의 시간이 길어질수록 회사와 임직원이 감당해야 할 불확실성은 커집니다. 미디어 산업의 격변 속에 우리가 다가서야 할 미래도 더 멀어질 것입니다. 시청자와 주주가 기대하는 YTN의 책무 또한 온전히 수행하기 어려워집니다. 사장의 부재는 YTN구성원은 물론 주주에게도 큰 어려움입니다. 모든 임직원이 이 점을 깊이 헤아려 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민영이든 공영이든, 기업의 지속적인 적자는 결코 가볍게 볼 일이 아닙니다. 구성원들의 복지에 큰 영향을 미치고, 조직의 미래에도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우는 일입니다. 이를 개선하려 하지 않는다면 경영진은 주어진 책무를 저버리는 것입니다. 이에 관해서는 회사나 주주는 물론 노조도 모두 이견이 있을 수 없습니다. 과거의 관성과 갈등의 언어를 넘어 미래를 향한 새로운 합의를 만들어갈 용기와 지혜가 절실합니다. 저와 유진은 새로운 사장 선임의 과정에서 언제나 대화의 문을 열어 두겠습니다.
넷째, YTN의 미래 비전을 위해 새로운 수익원 발굴과 시설 및 인력에 대한 투자 지원을 하도록 하겠습니다.
공정한 보도, 경쟁력 있는 보도는 열악한 경영실적에서 벗어나 지속 가능한 경영이라는 단단한 토대 위에서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YTN은 이제 기존의 틀에 안주하지 않고, 변화하는 미디어 환경 속에서 새로운 수익 모델을 모색하며 중장기적 성장 전략을 세워야 합니다. 유진그룹은 새로 구성될 이사회와 경영진이 이러한 전략을 수립하고 실행하는 과정에서 필요한 투자와 지원을 책임 있게 수행하겠습니다. 아울러 디지털과 글로벌 환경, 콘텐츠 경쟁력 강화를 위한 시설과 인적 역량강화에 대한 지원도 아끼지 않겠습니다. 특히 미래 경쟁력의 핵심은 결국 사람이라는 믿음 아래, 임직원 여러분이 세계 유수의 언론과 미디어 환경을 경험하고 학습할 수 있도록 교육과 연수에 대한 투자를 지속해 나가겠습니다. 이사회 책임 경영체제를 뒷받침하겠다고 밝힌 만큼 미래 비전에 관한 의견과 요청, 투자와 지원에 관한 구체적 사안들은 새로 꾸려질 이사회에 밝히고자 합니다.
경애하는 YTN 가족 여러분,
거듭 강조하지만 저와 유진그룹은 올 정기 주총을 기점으로 YTN의 책임경영 체제를 구축하고 든든한 조력자의 역할을 충실히 하겠습니다. 이를 통해 여러분과 함께 YTN을 한국에서 가장 공정하고 신뢰받는 보도 전문 채널, 나아가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종합미디어그룹으로 반드시 도약시키겠습니다. YTN 구성원 여러분들은 대한민국 최고의 보도전문채널 종사자로서, 민주주의와 사회정의의 최후의 수호자로서의 역할에 더욱더 매진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이것이 저의 유일한 당부사항입니다.
우리 모두 YTN이라는 소중한 가치를 지키려는 진정한 애정을 바탕으로, 서로 한 걸음씩 양보하며 신뢰와 존중, 성숙한 책임감으로 보다 건설적인 방향으로 나아가기를 소망합니다. 그리하여 미디어 격변의 시대에 격랑을 함께 헤쳐 나갑시다. 창사 31년, 민영화 두 돌을 맞는 올해를 YTN이 한국 언론의 중심에 우뚝 서는 원년으로 만듭시다. ‘서생의 문제 의식과 상인의 현실 감각’을 함께 품고, YTN의 밝은 미래를 활짝 열어 갑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