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로코, 현대로템 생산기지 벤게리르 낙점…규제 인·허가 등 지원 공식화

2026.03.03 11:12:54

벤게리르 ONCF 철도 클러스터 내 생산공장 설립
2.2조 전동차 수주 기반 현지 제조 체제 전환…공급·MRO 연계 거점 구축

[더구루=정예린 기자] 현대로템의 모로코 철도 생산기지 설립 프로젝트가 베일을 벗었다. 대규모 전동차 공급 계약을 기반으로 현지 생산 체제를 구축하며 모로코를 아프리카 시장 공략의 전략적 허브로 삼겠다는 전략이 속도를 낼 전망이다. 

 

3일 모로코 공공 기관인 마라케시-사피 지역 투자센터(CRI Marrakech-Safi, 이하 CRI)에 따르면 현대로템은 벤게리르 소재 모로코 국영철도청(ONCF) 철도 클러스터 내 전기·하이브리드 등 다양한 동력 방식에 대응하는 열차 생산 공장을 설립한다. 앞서 공장 설립 계획이 알려진 바 있으나, 구체적인 위치와 당국의 지원 방안이 공식 발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CRI는 공공 부문 주체 간 협력 체계를 조율하고 전략적 부지를 확보하는 한편 각종 규제 인허가 절차를 원활히 처리하는 등 제도적 지원을 제공할 방침이다. 현지 생산기지 설립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행정·부지·허가 리스크를 공공기관이 앞단에서 관리, 사업 추진의 제도적 안정성을 높이겠다는 계획이다. 

 

다만 현대로템은 생산 공장 부지가 최종 확정된 단계는 아니라는 입장이다. 세부 부지 조건과 사업 구조 등에 대한 내부 조율을 거쳐 연내 구체화한다는 계획이다.

 

현대로템은 지난해 2월 모로코 철도청(ONCF)으로부터 2조2027억원 규모의 2층 전동차 공급 사업을 수주했다. 통근형 도시 간 전동차 240대와 도시 내부 운행 전동차 200대 등 총 400대를 공급한다. 이후 같은 해 8월 수도 라바트에 현지 지사를 개소하고, 후속 협력 양해각서(MOU)를 통해 현지 유지·보수(MRO) 합작사 설립 및 기술 이전을 논의하는 등 현지화 전략을 단계적으로 확대해왔다.

 

모로코 생산기지 설립은 단순 철도 납품을 넘어 현지화 전략을 강화하는 조치의 일환이다. 현지 공장을 통해 모로코향 전동차를 생산·조립하고 인력 교육을 병행, 장기적으로 모로코 내 철도 산업 생태계와의 결합을 확대하고 아프리카 주변국 수출을 위한 전초기지로 활용하겠다는 구상이다. 

 

특히 현지 생산 기반이 마련되면 MRO 사업과의 시너지도 극대화될 전망이다. 공급-생산-정비를 한 축으로 묶는 구조가 완성될 경우 현대로템은 모로코 내에서 차량의 생애주기 전반을 관리하는 핵심 파트너로 자리매김하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 

 

CRI는 "이 프로젝트는 산업 주권 및 철도 운송 개발을 위한 국가 전략과 완벽하게 부합하는 마라케시-사피 지역의 대규모 국제 산업 투자 유치 역량을 보여준다"며 "마라케시-사피는 선진 산업화 지역이자 전략적 투자 허브로서의 입지를 확고히 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예린 기자 yljung@thegur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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