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정예린 기자] SKC 동박 제조 자회사 'SK넥실리스'가 폴란드 공장에 구리 원료 전처리 설비를 추가하기 위해 환경영향평가(EIA) 절차에 착수한 가운데 이를 '폐기물 처리 시설'로 오인한 주민·정치권의 반발이 확산되고 있다. 현지 논란이 커지면서 SK넥실리스는 폴란드 생산 거점의 추가 공정 도입 일정과 행정 절차 전반에 대한 불확실성에 직면하게 됐다.
25일 폴란드 정보공개 포털 'BIP'에 따르면 스탈로바 볼라시는 최근 SK넥실리스 폴란드법인이 신청한 구리 원료 전처리 설비 구축과 관련해 환경영향평가 절차 개시를 공고했다. 시청은 해당 공고를 통해 환경영향평가 보고서 열람과 함께 주민 의견 수렴 절차를 시작했으며, 관련 문서는 오는 3월20일까지 공개돼 이해관계자들이 의견을 제출할 수 있도록 했다.
논란이 된 설비는 동박 공장에 투입될 구리 원료를 사전에 선별·정제하는 전처리 공정이다. 구리선과 구리봉 형태의 자재를 품질 검증을 거쳐 생산 공정에 투입하는 역할을 하며, 폴란드 행정 분류상 ‘폐기물 코드 17 04 01’로 표기되는 자재가 공정에 포함되면서 일부 주민들 사이에서 ‘폐기물 처리 시설’로 인식되는 혼선이 발생했다.
환경영향평가 보고서에는 화학적 용해·중화 공정과 함께 미세먼지(PM2.5·PM10), 염화수소, 질소산화물 등 배출 항목에 대한 모델링 결과가 담겼다. 보고서 내용이 공개되자 현지에서는 환경·보건 영향에 대한 우려와 함께 정보 공개 방식에 대한 현지 주민들과 정치권의 문제 제기가 이어졌다.
우르줄라 타티스 스탈로바 볼라시 시의원은 "해당 설치 계획을 설명한 환경보고서는 시 정보공개 포털에만 올라와 있었고, 시가 통상적으로 활용하는 공식 채널이나 페이스북에는 공유되지 않았다"며 "주민들이 조직적으로 나서 반대 의견을 제출하지 않는다면 이는 사실상 해당 설치에 동의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현지에서 해당 설비가 폐기물 처리 시설이라는 인식이 확산되자 시 당국은 사업 성격에 대한 해명을 내놨다. 토마시 미시코 스탈로바 볼라시 부시장은 "계획된 사업은 공장에서 발생하는 생산 폐기물을 처리하는 것이 아니라 동박 생산을 위한 구리 원료를 준비하는 공정에 관한 것"이라며 "반입되는 자재는 검증을 거쳐 거의 전량이 곧바로 생산 공정에 투입되는 완전한 원료가 되며, 기술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는 물량(약 0.1~1%)은 적법한 인허가를 보유한 전문 업체에 위탁된다"고 설명했다.
SK넥실리스는 지난해 1월 구리 전처리 설비를 포함한 환경영향평가 보고서를 제출했다. 구리 전처리 설비는 SK넥실리스가 지난 2022~2023년 동박 생산시설 인허가를 받을 당시 승인된 공정 범위에 포함되지 않았으며, 기존 환경결정 변경 절차를 통해 추가 반영됐다.
이번 설비 도입은 동박 생산에 사용되는 구리 원료 조달 구조에 변화를 주려는 시도로 해석된다. 외부 정제 원료 의존도를 낮추고 원료 활용 범위를 넓히려는 판단이 깔린 것으로 보인다.
한편 SK넥실리스는 스탈로바 볼라 소재 산업단지 유로파크 스타로바 볼라에 27억 즈워티(약 9927억원)를 쏟아 연간 5만7000톤(t) 규모 동박 공장을 구축했다. 폴란드 정부로부터 약 5억4500만 즈워티 규모의 보조금을 받았으며, 지난 2022년 7월 착공해 지난해 말 준공했다. 당초 지난 2024년 양산을 목표로 했으나 글로벌 전기차 시장 부진으로 가동 시점을 조정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