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홍성환 기자] 중동 전쟁으로 국제유가가 급등한 가운데 미국 달러도 강세다. "달러가 석유 수요에 힘입어 '석유 결제 통화(페트로커런시·Petrocurrency)' 지위를 누리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 경제매체 블룸버그 통신은 11일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으로 유가가 급등하면서 미국 달러 가치가 상승했다"며 "유가가 달러의 가치를 점점 더 좌우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달러 강세 원인에 대해 매체는 "미국의 세계 최대 산유국 지위 그리고 달러가 세계 원유 무역의 기축통화 역할을 한다는 점에 있다"고 분석했다.
블룸버그는 중동 전쟁이 격화되면서 미국 달러에 영향을 미치는 주요 요인 중 하나로 유가가 점점 더 두드러지고 있다"며 "단 일주일 만에 전쟁으로 인한 역사적인 에너지 가격 급등은 전 세계 인플레이션(물가 상승)과 경제 성장 전망을 뒤흔들었다"고 밝혔다.
미국 달러 대비 10대 주요 글로벌 통화 바스켓의 움직임을 추적하는 '블룸버그 달러화 현물 지수'는 전쟁 개시 이후 1% 가깝게 상승했다. 이에 대해 블룸버그는 "이러한 추세는 달러와 유가 간의 이전 상관관계에서 벗어난 것"이라며 "유가와 달러 가치가 함께 상승하는 현상을 두고 일부에서는 달러를 '페트로 달러'라고 부른다"고 전했다.
페트로 달러는 국제 원유 거래에서 미국 달러로만 거래하는 체제를 의미한다. 이는 1970년대부터 시작된 체제로 산유국이 원유 대금을 달러로 지급하고 미국이 안보·안정성 측면에서 이를 뒷받침하는 방식으로 유지돼 왔다. 이에 보통 유가가 상승할 때 달러 가치가 동반 상승하는 경향이 있다.
다만 캐시 존스 찰스슈완 채권 전략 책임자는 "미국 달러가 상대적으로 강세를 보이는 것은 맞지만, '페트로 달러'로 단정 짓기는 어렵다"며 "에너지 가격 상승으로 소비자 지출이 감소하면서 미국 경제 성장률이 하락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전반적으로 긍정적인 현상은 아니다"라고 우려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