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김예지 기자] 현대자동차가 러시아에서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코나(Kona)'의 신규 상표권을 확보했다. 현지 생산 거점을 정리했음에도 불구하고 브랜드 자산 관리를 위한 행보를 꾸준히 이어가는 모습이다. 특히 올해 초 공장 재매입 옵션(바이백)을 최종 포기하며 공식적인 철수 절차를 밟았음에도 이 같은 조치를 단행한 것은, 향후 시장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하기 위한 전략적 포석으로 풀이된다.
11일 러시아 연방산업재산권연구소(FIPS)에 따르면 현대차는 지난달 27일자로 크로스오버 모델인 '코나'에 대한 상표 등록 결정을 받고 관련 절차를 마무리했다. 이번 상표권(출원번호 2024781728)은 지난 2024년 7월 출원 이후 약 1년 8개월간의 심사를 거쳐 최종 승인됐다. 이로써 현대차는 오는 2034년까지 러시아 내에서 코나 명칭을 사용한 자동차 생산 및 판매에 대한 법적 권리를 확보하게 됐다.
이번 행보는 현대차가 지난 2023년 말 러시아 업체 아트파이낸스에 공장을 매각하며 설정했던 바이백 옵션을 올해 초 최종 포기한 직후 이뤄졌다. 물리적 생산 거점은 정리했지만, 브랜드와 모델명 등 지식재산권을 최신 라인업으로 유지하며 러시아 시장과의 연결고리는 이어가는 모습이다.
실제로 현대차는 바이백 옵션을 보유했던 지난해 말에도 제네시스, 매트릭스 등 주요 모델에 대한 상표권을 관리해 왔다. 하지만 재매입 권리를 포기한 현시점에서도 코나를 신규 등록한 것은 단순 방어 차원을 넘어, 향후 시장 재진입 시 즉시 가동 가능한 법적 기반을 사전에 구축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이와 함께 브랜드 가치 보존을 위한 현지 소통도 병행하고 있다. 현대차는 모스크바 번화가의 현대모터스튜디오를 시민들에게 개방하며 소비자 접점을 유지 중이다. 비록 직접적인 판매는 중단됐으나, 신규 상표권 확보와 브랜드 공간 운영이라는 '투트랙 전략'을 통해 러시아 내 유효 자산을 실효적으로 관리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현대차는 그간 러시아 내 상표권 등록에 대해 글로벌 기업으로서 지식재산권(IP) 보호를 위한 통상적인 관리 차원이라는 입장을 견지해 왔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바이백 포기라는 변수 속에서도 주력 SUV 라인업을 보강한 점에 주목하며, 향후 시장 재진입을 염두에 둔 현대차의 유턴 의지가 여전히 유효하다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