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김예지 기자] 삼성전자가 미국에서 뮬렌 인더스트리(Mullen Industries LLC, 이하 뮬렌)와 진행 중인 특허 침해 소송과 관련해 '구글과의 계약 문서'를 제출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현지 법원의 제재를 받았다. 구글과의 수익 공유 계약 문서 제출을 거부하다 법원의 제재 조치를 받게 된 것이다. 다음달로 예정된 본 재판에서 삼성전자의 방어 전략에 일정 부분 제약이 발생할 전망이다.
12일 미국 텍사스 동부 연방법원에서 발행한 결정 명령서(Memorandum Order)에 따르면 재판부인 로이 S. 페인 치안판사는 삼성전자가 원고인 뮬렌과의 소송 과정에서 구글과 체결한 수익 공유 계약(RSA) 및 모바일 서비스 인센티브 계약(MSIA)의 제출을 거부했다고 판시했다. 법원은 삼성이 해당 문서들의 관련성을 인지하고 있었음에도 증거 개시 명령에 따른 제출 의무를 이행하지 않았다고 지적하며 뮬렌 측의 제재 신청을 승인했다.
이번 사건은 지난 2024년 1월 뮬렌이 삼성전자의 스마트싱스, 구글맵 기술 등이 탑재된 모바일 기기가 자사의 위치추적 및 통신보안 관련 특허를 침해했다며 소송을 제기하면서 시작됐다. 삼성전자는 그동안 적극적인 방어 전략을 펼쳐왔다. 지난 2024년 11월에는 원고 설립자 개인의 사생활과 제3자와의 관계를 파헤치며 증거 조사를 시도했으나 법원이 이를 제한하며 무산된 바 있다. 또한 2025년 3월에는 사건 관할을 캘리포니아 북부 연방법원으로 이송하려 시도했으나, 텍사스 법원 로드니 길스트랩 판사는 "명백히 더 편리한 법정이라는 기준을 충족하지 못한다"며 이를 기각했다.
삼성전자는 소송 초기 변론 과정에서 일부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지난 2024년과 2025년 법원은 증거 부족 등을 이유로 뮬렌 측이 제기한 일부 특허 침해 주장과 구글 지도를 기반으로 한 유도 침해 주장을 기각하는 결정을 내렸다. 하지만 이번 명령서에 따르면 법원이 구글 지도 사전 탑재와 수익 공유 간의 인과관계를 입증할 핵심 계약 문서의 제출 거부를 확인하면서, 지금까지 삼성이 유지해온 방어 전략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변수로 떠올랐다.
법원의 이번 제재에 따라 삼성전자는 해당 문서 제출 거부와 관련해 발생한 원고 측의 합리적인 변호사 비용 등 소송 비용을 배상하게 됐다. 또한 재판 절차에서도 제약이 뒤따른다. 법원은 원고 측 전문가가 해당 문서를 바탕으로 보충 보고서를 작성할 수 있도록 허용한 반면, 삼성에게는 이에 대한 반대 신문이나 별도의 반박 보고서 제출 권한을 제한했다.
특히 법원은 원고 측이 "구글이 삼성에 앱을 사전 탑재하는 대가로 상당한 금액을 지불했다"는 내용을 배심원에게 제시할 수 있도록 허가했다. 이로 인해 4월 본 재판에서 손해배상액 산정을 위한 가상 협상 논리를 구성할 때 삼성전자의 대응 범위가 제한될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구글과의 파트너십 관련 민감한 데이터를 보호하려다 이번 제재를 받게 되면서, 재판 결과와 배심원 판단에 미칠 영향에 주목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