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정예린 기자] 효성중공업이 미국 테네시주 멤피스 사업장 생산시설 증설에 이어 물류 인프라 확장에도 나서며 현지 투자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일주일새 현지 당국에 증설 계획과 관련한 서류를 잇달아 제출했다. 초고압 변압기 생산과 물류 체계를 동시에 확충해 미국 시장 지배력을 높이겠다는 조현준 효성 회장의 '현지 완결형 공급망' 구축 전략이 구체화되는 모습이다.
17일 테네시주 멤피스·쉘비 카운티 계획개발국에 따르면 건축 회사 '피커링 펌(Pickering Firm Inc.)'은 지난 14일(현지시간) 효성중공업의 미국 제조법인 '효성하이코(Hyosung HICO)'의 공장 확장 프로젝트를 위한 상업용 증축 허가를 신청했다. 약 1250만 달러를 쏟아 기존 공장 부지에 물류·보관 중심의 지원 시설을 추가로 건설하는 내용을 담고 있으며 현재 심사 단계에 있다.
'프로젝트 이노베이션 이스트(Project Innovation East)'라고 명명된 이번 증설 계획은 창고 용도가 중심인 건물로 일부 사무와 공장 기능이 포함된 복합 시설로 계획됐다. 총 건물 면적은 약 5만6000평방피트(ft²) 규모이며 건물 높이는 약 65피트다.
이번 허가 신청은 효성중공업이 앞서 제출한 ‘프로젝트 이노베이션 웨스트(Project Innovation West)’에 이은 후속 확장 단계다. 피커링 펌은 지난 11일 효성하이코 변압기 공장의 생산시설 증설을 위한 허가 신청서를 멤피스 당국에 제출한 바 있다. 약 3250만 달러를 투입해 8만1170ft² 규모의 단층 건물을 건설한다.
이노베이션 웨스트 건물은 변압기 생산라인 확장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전체 면적 가운데 약 7만4068ft²가 생산라인 공간으로 구성되며 사무실(2065ft²)과 창고(5035ft²)도 함께 마련된다. 이노베이션 이스트는 물류·보관 중심 시설로, 생산시설 확장과 함께 공장 운영과 물류 흐름을 뒷받침하는 역할을 맡는 구조다.
두 프로젝트는 효성중공업이 지난해 11월 발표한 약 1억5700만 달러 규모 멤피스 공장 투자 계획의 일환이다. 효성중공업은 해당 투자를 통해 2028년까지 초고압 변압기 생산능력을 50% 이상 확대할 계획이다.
효성중공업은 급증하는 전력 인프라 수요에 발맞추기 위해 미국 생산 거점 확장을 가속화하고 있다.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구축 확대와 전기차 보급 증가 등으로 미국 전력 수요가 향후 10년 동안 약 25%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주요 전력사업자들은 765kV 송전망 구축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765kV 초고압 변압기는 장거리 송전 시 전력 손실을 크게 줄일 수 있는 핵심 장비로 기존 345kV나 500kV 대비 효율성이 높다. 효성중공업은 현재 미국 송전망에 설치된 765kV 초고압 변압기의 절반 가까이를 공급하며 시장 점유율 1위를 유지하고 있다.
지난달 효성중공업은 미국 유력 송전망 운영사와 약 7870억원 규모의 765kV 초고압 변압기와 리액터 등 전력기기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이는 한국 전력기기 기업이 미국 시장에서 따낸 단일 프로젝트 기준 역대 최대 규모 수주다.
효성중공업은 2001년 미국 법인을 설립하고 2010년 한국 기업 최초로 미국에 765kV 초고압 변압기를 수출했다. 이후 2020년 일본 미쓰비시 전기로부터 멤피스 초고압 변압기 공장을 인수해 운영해 왔으며 해당 공장은 현재 미국에서 유일하게 765kV 초고압 변압기를 설계·생산할 수 있는 생산기지로 자리 잡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