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윤진웅 기자] 기아가 지난달 영국 자동차 시장 진출 31년 역사상 처음으로 월간 판매 1위를 기록했다. 전 세계적인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며 경쟁력을 갖춘 결과로 분석된다.
7일 영국자동차산업협회(SMMT) 등에 따르면 기아는 지난달 영국 시장에서 총 1만504대를 판매, 1위에 올랐다. 이는 기아가 영국 시장에 진출한 이래 가장 높은 월간 판매 수치다. 시장 점유율 역시 역대 최고인 9.13%를 기록했다.
기아 인기 준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모델 '스포티지'가 실적을 견인했다. 같은 기간 총 3458대가 판매되며 영국 베스트셀링카 1위에 이름을 올렸다. 브랜드 내에서 두 번째로 많이 판매된 소형 SUV 모델 '니로'는 총 2372대로 전체 판매 순위 3위에 오르는 등 실적을 뒷받침했다.
특히 기아 친환경 모델의 활약이 눈에 띈다. 지난달 전체 브랜드 매출의 약 19%를 차지했다. 기아의 전동화 브랜드 전환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2위는 아우디였다. 같은 기간 총 8567대를 판매, 시장 점유율 7.44%이다. 이어 폭스바겐(8514대, 7.40%)과 BMW(8380대, 7.28%)이 각각 3, 4위를 차지했고 토요타(8030대, 6.98%)가 5위에 이름을 올렸다.
현대차는 포드(7456대, 6.48%)와 복스홀(6562대, 5.70%), 메르세데스-벤츠(6355대, 5.52%)에 이어 9위를 차지했다. 총 5624대를 판매했다. 시장 점유율은 4.89%로 집계됐다. 이어 닛산이 4379대, 3.80%로 '톱10'에 이름을 올렸다.
기아는 이번 성과를 차량용 반도체 공급 대응에 적극 나선 결과로 보고 있다. 글로벌 반도체 쇼티지(부족현상)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며 다른 완성차업체와 상대적으로 원활한 공급이 가능했다는 설명이다.
폴 필포트(Paul Philpott) 기아 영국법인장은 "지난 여름부터 점차 증가하는 자동차 수요를 확보하기 위해 딜러 네트워크를 최대로 활용했다"며 "이번 성과로 기아가 다른 완성차 업체보다 더 나은 공급 체계를 갖췄다는 점을 확실하게 보여줬다"고 말했다.
실제 영국 자동차 시장의 수요는 급증하고 있다. SMMT에 따르면 지난달 영국 자동차 시장 규모는 11만5087대로 전년 대비 27.5% 성장했다. 아직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이전(2020년 1월)과 비교하면 -22.9% 수준이지만 빠른 회복 속도를 나타내고 있다.
특히 친환경차 시장 규모가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지난달 순수 전기차(BEV)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가 각각 1만4433대와 9047대 판매되며 전년 대비 71.5% 증가했다. 이는 전체 자동차 시장에서 20.4%를 차지한다. 여기에 하이브리드(HEV) 판매량(1만3492대)을 고려하면 신규 등록된 차량 3대 중 1대가 전기화된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