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튬판 OPEC' 뜬다

2023.03.07 15:51:08

아르헨티나 정부, PDAC 연례 총회서 OPEC 모방 의사 내비쳐
아르헨티나·칠레·볼리비아·브라질 참여 전망…자원 무기화 본격화

 

[더구루=오소영 기자] 전 세계 리튬 매장량의 60% 이상을 보유한 남미 국가들이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유사한 리튬 기구 설립을 추진한다.  개별 국가 차원을 넘어 자원 부국끼리 힘을 합치며 리튬 시장에 미치는 파장이 클 것으로 보인다.    

 

미국 광산업 전문 매체 마이닝닷컴 등에 따르면 아르헨티나 측은 지난 5일(현지시간) 캐나다 토론토에서 열린 '캐나다 시굴·개발업협회(PDAC) 연례 총회'에서 남미의 리튬 협의체에 대해 "생산량 조정과 가격 책정 등 여러 측면에서 OPEC을 모방할 계획이다"라고 밝혔다.

 

아르헨티나는 칠레, 볼리비아, 브라질과 리튬 협의체 설립을 모색하고 있다. 아르헨티나와 칠레, 볼리비아는 전 세계 리튬 매장량의 약 65%를 보유한 '남미 리튬 트라이앵글'이다. 특히 아르헨티나는 2027년까지 호주에 이어 세계 2위 리튬 생산국으로 부상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투자은행 JP모건은 전 세계 리튬 공급량에서 아르헨티나산의 비중이 2021년 6%에서 2030년 16%로 성장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국내 기업 중에서는 포스코홀딩스가 2018년 아르헨티나 옴브레 무에르토 리튬 염호(소금호수) 광권을 인수했다.

 

브라질은 남미에서 자동차 산업이 가장 발달한 국가다. 당장 리튬 생산량은 많지 않지만 잠재력이 풍부하다. 테슬라가 인수를 타진한 캐나다 시그마 리튬은 브라질 리튬 매장지 '그로타 도 시릴로' 광권을 갖고 있다. 내달 가동을 목표로 리튬 생산 공장을 건설 중이다.

 

이들 국가는 풍부한 매장량을 토대로 협력을 검토해왔다. 작년 7월 중남미·카리브해국가공동체(CELAC) 정상회의에서 협의체 결성을 논의했으며 아르헨티나와 칠레는 워킹그룹도 가동했다. <본보 2022년 8월 17일 참고 [단독] 아르헨·칠레 '리튬 워킹그룹' 출범…배터리 자원부국 중남미 4국 뭉친다>

 

남미 4개국은 협의체를 출범해 글로벌 리튬 시장에서 영향력을 강화하고 이익을 극대화하겠다는 구상이다. 리튬은 전기차 배터리의 핵심 소재인 양극재에 쓰인다. 전기차 시장이 커지면서 리튬 수요는 급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리튬 수요가 2040년까지 40배 뛸 것으로 예측했다.

 

남미 국가들은 단순 원자재 공급을 넘어 리튬을 활용한 전기차·배터리 사업에도 눈독을 들이고 있다. 페르난다 아빌라 아르헨티나 광물부 차관은 아르헨티나와 칠레, 볼리비아, 브라질이 리튬을 배터리 원료로 가공하고 배터리·전기차 제조를 시작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했었다.

 

 

 

오소영 기자 osy@thegur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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