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오소영 기자] 미국 앰코 테크놀로지(Amkor Technology, 이하 앰코)가 베트남 박닌 공장 공사를 이달 마무리한다. 내달부터 시험가동에 돌입해 연평균 두 자릿수 성장이 예상되는 베트남 반도체 시장에 가세한다. 인텔에 이어 앰코도 진출하며 중국을 견제하려는 미국과 베트남의 반도체 협력이 강화될 전망이다.
11일 백악관과 단비엣(Dân Việt) 등 베트남 외신에 따르면 앰코는 이달 안으로 박닌성 공장을 완공한다. 내달부터 시험 생산을 시작할 예정이다.
앰코는 지난 2021년 11월 박닌성 정부와 신공장 설립을 위한 계약을 체결했다. 현지 국영 부동산 회사 비글라세라(Viglacera)로부터 공장 부지도 임대했다. 박닌성 옌퐁산업단지 23만㎡ 부지에 반도체 패키징·테스트 공장을 짓기로 하고 이듬해 착공했다. 2035년까지 약 16억 달러(약 2조1300억원)를 쏟는다. <본보 2021년 11월 8일 참고 [단독] 앰코, 베트남 박닌 공장 건설…"첨단 패키징 수요 대응">
신공장은 시스템인 패키지(SiP) 공정이 적용됐다. SiP는 여러 종류의 칩과 소자들을 모아 하나의 패키지로 만드는 기술이다. 여러 기능을 하나의 칩에 담아야 하는 시스템온칩(SoC)과 달리 이미 개발된 칩들을 활용한다. 개발 기간이 짧고 난도도 낮아 SoC의 대안으로도 꼽힌다.
앰코는 차별화된 패키징 기술을 앞세워 베트남 반도체 시장에 진출한다. 베트남은 디지털 경제 전환과 사물인터넷(IoT)을 비롯해 첨단 기술 보급으로 반도체 수요가 급속도로 늘고 있다. 베트남 정부는 투자 유치에 적극적이다. 반도체 패키징 분야에서만 약 20곳의 투자를 확보했다. 삼성전자에도 반도체 투자를 해달라고 여러 차례 주문했었다. 베트남 산업무역부에 따르면 현지 반도체 산업은 2020년부터 연평균 19% 성장해 2024년 약 61억6000만 달러(약 8조2000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앰코의 신공장 완공은 양국 간 반도체 협력의 주요 이정표다. 미국은 중국을 공급망에서 배제하고 반도체 동맹을 확대하고자 베트남에도 손을 뻗고 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10일 인텔, 글로벌파운드리 등 미국 주요 반도체 기업 최고경영진과 베트남을 찾았다. 양국 관계를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로 격상했다. 베트남의 반도체 산업 육성에 미국이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양국 협력이 강화되며 미국 기업들은 투자를 모색하고 있다. 인텔을 베트남 남부에 반도체 조립·테스트 공장 확장을 검토 중이다. 반도체 설계회사인 마벨 테크놀로지도 호찌민에 투자를 추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