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정예린 기자] 미국 인피니움(Infinium)과 아모지(Amogy)가 친환경 연료 기술 상용화에 손을 잡았다. 양사의 주요 투자자인 SK이노베이션과 협력도 모색, SK이노베이션의 '카본 투 그린(탄소에서 친환경으로)' 전략 실행이 가속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인피니움은 23일(현지시간) 아모지와 전략적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인피니움의 '이퓨얼(electricity based fuel·e-fuel)'과 아모지의 '그린 암모니아' 기술을 통합하고 상업화 기회를 발굴한다.
양사는 아모지의 암모니아 분해 기술을 사용해 추출한 그린 수소를 인피니움의 이퓨얼 생산에 투입한다. 협력의 핵심은 낮은 비용으로 높은 생산 효율성을 갖추는 것이다. 기술 경쟁력이 확인되면 파일럿 프로그램을 실시, 청정 에너지 솔루션을 선보일 계획이다.
아모지는 수소와 질소의 화합물인 암모니아에서 열과 촉매제를 통해 수소를 추출하는 크래킹(Cracking)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인피니움은 가스액체화(Gas to Liquid) 기술을 기반으로 물을 수소와 산소로 분해한 뒤 수소를 이산화탄소와 합성해 이퓨얼을 만든다. 이퓨얼은 지속가능한 항공연료(SAF) 등 차세대 에너지원으로 주목받고 있다.
인피니움과 아모지는 SK이노베이션, 일본 미쓰비시중공업과 협력하는 방안도 추진할 예정이다. 기술이 상용화 단계에 이르면 양사에 이퓨얼과 그린 암모니아를 통합한 솔루션을 공급한다. SK이노베이션과 미쓰비시중공업은 인피니움과 아모지의 투자자라는 공통 분모를 가지고 있다. 앞서 아모지가 SK이노베이션, 미쓰비시상사와 수소 운반 사업에 진출한다는 소식이 전해진 바 있다. <본보 2023년 12월 20일 참고 [단독] SK이노베이션, 日 미쓰비시와 암모니아 수소 사업 협력…아모지 기술 활용>
SK그룹은 일찍부터 양사의 성장가능성을 내다보고 투자를 단행했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 2022년 아모지에 3000만 달러를 투자한 데 이어 작년 3월 시리즈B-1 펀딩 라운드를 통해 5000만 달러를 추가 베팅했다. SK이노베이션 원유·석유제품 트레이딩 사업 자회사 SK트레이딩인터내셔널은 인피니움에 투자했다. 투자 규모는 공개하지 않았다.
인피니엄과 아모지가 파트너십 관계를 구축하며 SK이노베이션의 체질 개선 프로젝트 '카본 투 그린' 전략에도 청신호가 켜졌다. 카본 투 그린은 SK이노베이션이 2021년 발표한 파이낸셜스토리 스토리 핵심 키워드다. 그린 자산의 비중을 70%까지 끌어 올려 정유·화학 중심의 사업 포트폴리오를 친환경 에너지원으로 전환하겠다는 SK이노베이션의 미래 핵심 비전이 담겼다.
로버트 슈츨레 인피니엄 최고경영자(CEO)는 "오늘날 탈탄소화 솔루션을 개발하기 위해서는 독창성과 협업이 매우 중요하다"며 "아모지와의 파트너십은 초저탄소 이퓨얼 생산을 신속하게 확장하는 능력을 확보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우상훈 아모지 CEO는 "아모지와 인피니엄의 전문 지식과 자원을 통합, 우리는 지속가능한 솔루션의 길을 닦을 혁신적인 기회를 창출하는 것이 목표"라며 "이번 파트너십은 중공업 부문에서 탄소 배출 감소에 기여할 수 있는 기술 가속화에 대한 공동의 의지를 반영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