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美 자사 딜러들로부터 피소...전기차 판매량 조작 압력 의혹

2024.07.09 08:42:34

네이플턴 등 현대차딜러연합, 일리노이 북부 지방법원에 소송 제기
"데이터 조작에 가담하지 않은 딜러사는 불이익 받았다"고 주장해
주장 뒷받침할 녹음 파일 제출 "한국인 위해 숫자 맞춰야 한다" 녹취
현대차와 소송 중인 딜러사 '네이플턴' 주도, 맞불작전 가능성도 제기

 

[더구루=윤진웅 기자] 현대자동차가 미국에서 전기차 '판매 수치 조작' 혐의로 피소됐다. 딜러사들과 공모해 실적을 부풀리고 이에 가담하지 않을 경우 불이익을 줬다는 것이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의 '전기차 올인 전략' 성과를 강조하기 위해 무리수를 뒀을 가능성과 현대차와 딜러 계약 해지 소송을 치르고 있는 딜러사의 맞불 작전 가능성이 동시에 제기되고 있다.

 

9일 로이터 등 외신에 따르면 네이플턴(Napleton Aurora Imports) 등으로 이뤄진 현대차딜러연합(group of Hyundai Motor dealers)은 최근 일리노이 북부 지방법원(District Court for the Northern District of Illinois)에 현대차미국판매법인(HMA)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HMA 측이 딜러들에게 '대여(loaner)' 코드를 조작해 대여 차량을 판매 차량으로 코딩, 전기차 판매 실적을 부풀리도록 압력을 넣었다는 이유에서다. 소송 번호는 No. 1:24-cv-05668.이다.


원고 측은 소장을 통해 "HMA의 지시에 따라 판매 실적 조작에 가담한 딜러사들은 대여 차량이 실제로 판매될 경우 코드를 철회하는 수법을 사용, 인위적으로 판매 수치를 조작했다"며 "그 대가로 차량 공급가 할인과 인기 모델 할당량 확대, 인센티브 등 혜택을 제공받았다"고 주장했다. 이어 "하지만 이 같은 행위에 가담하지 않은 딜러사들에는 불이익을 줬다"며 "그동안의 매출과 수익 등을 따져 손실을 메울 수 있는 손해배상금을 지급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원고 측은 이 같은 주장을 뒷받침하는 녹음 파일도 제출했다. 녹음 파일에는 현대차 영업 관리자의 전화 통화 내용이 담겼다. 해당 통화에서 이 영업 관리자는 "우리는 언론과 한국인들을 위해 숫자를 맞춰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소송은 HMA가 로빈슨-패트먼 법을 위반했다는 내용이 골자다. 이 법은 생산자가 모든 구매자에게 동일한 가격으로 상품을 공급하는 것을 규정한다. 예를 들어 코카콜라나 펩시가 대형 유통업체에 더 싼 가격으로 상품을 공급한다는 혐의가 법 위반 사항에 해당한다.

 

HMA는 즉각 진화에 나섰다. 이번 소송 제기에 따른 공식 성명을 발표하고 곧바로 조사에 착수했다. HMA는 "판매 데이터를 조작하는 행위를 묵인하지 않는다"고 강조하면서 "형사적 성폭행 혐의와 관련해 네이플턴 계열 딜러사 두 곳을 폐쇄하기 위해 플로리다에서 소송을 추진하고 있었다"고 밝혔다. 네이플턴은 이번 소송을 주도한 딜러사 중 하나이다. 이번 소송이 맞불작전일 가능성을 제기한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네이플턴은 지난 2016년 크라이슬러를 상대로도 판매 수치 조작 관련 송사를 치렀다. 해당 소송은 3년 뒤인 2019년 크라이슬러와 합의를 통해 마무리됐으며 합의 조건은 비밀에 부쳐졌었다.

윤진웅 기자 woong@theguru.co.kr
Copyright © 2019 THE GURU. All rights reserved.












발행소: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나루로 81 한마루빌딩 4층 | 등록번호 : 서울 아 05006 | 등록일 : 2018-03-06 | 발행일 : 2018-03-06 대표전화 : 02-6094-1236 | 팩스 : 02-6094-1237 | 제호 : 더구루(THE GURU) | 발행인·편집인 : 윤정남 THE GURU 모든 콘텐츠(영상·기사·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Copyright © 2019 THE GURU. All rights reserved. mail to theaclip@thegur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