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김은비 기자] 순수 전기자동차(BEV)의 유지비용이 오히려 하이브리드 차량(HEV) 및 내연기관 차량(ICE)보다 더 높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차량 충돌 등에 따른 높은 수리 비용 때문이다. 배터리 등 복잡한 내부 구조로 전기차 수리 비용이 하이브리드와 내연기관 차량보다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16일 미국 자동차 소프트웨어 개발사 미첼(Mitchell)에 따르면 올해 2분기(4월~6월) 북미에서 전기차의 평균 수리 비용은 하이브리드·내연기관 차보다 각각 19.7%와 31.8% 높았다. 미국에서 전기차 평균 수리 청구액은 5753달러(약 765만원), 캐나다는 6534캐나다 달러(약 645만원)로 나타났다. 반면, 내연기관차의 경우 미국 4806달러(약 639만원), 캐나다 4958 캐나다 달러(약 489만원)였다.
이처럼 유지비용이 차이가 나는 배경은 배터리 자체가 고가인데 다 구조적 복잡성으로 인해 수리에 더 많은 시간과 기술력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특히 전기차는 고전압 배터리와 복잡한 전자제어장치가 포함, 배터리 관련 수리 비용이 높게 책정된다.
전기차 배터리는 경미한 손상에도 전체 교체가 필요한 경우가 많아 수리 비용과 시간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 수리 가능한 차량에 대한 노동시간을 비교했을 때 내연기관 차량은 평균 1.66시간 소요되는 데에 비해 전기차는 3.04시간 소요됐다. 미국과 캐나다의 평균 노동 요율이 시간당 100 달러를 초과한다는 사실을 감안했을 때, 내연기관에 비해 상대적으로 긴 전기차의 수리 시간은 높은 수리 비용으로 이어지게 된다.
하이브리드 차량의 수리 청구 비용도 증가했다. 기술적으로 내연기관 차량과 유사한 일반 하이브리드차량의 경우 내연기관과 수리 비용이 비슷했으나 플러그인하이브리드차량(PHEV)의 경우 충돌 수리 비용이 내연기관 대비 12.5% 높았다.
주목할 만한 점은 전기차가 내연기관 차량에 비해 프레임 수리를 덜 필요로 한다는 점이다. 프레임 수리가 필요한 전기차는 5.21% , 내연기관 차량은 8.18%로 나타났다. 이는 전기차가 더 높은 구조적으로 안정성을 가질 수 있음을 의미한다. 이는 전기차의 배터리와 모터 등 무거운 부품들이 차체 하부에 집중적으로 배치되어 있어 충돌 시 하부에 가해지는 충격을 효과적으로 분산시키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또한, 전기차는 내연기관차에 비해 엔진룸 공간이 넓어 충돌 에너지를 흡수할 수 있는 구조를 갖추고 있다.
브랜드별로는 테슬라가 북미 수리 청구 빈도에서 선두를 차지했다. 테슬라 시장 점유율에 따른 결과다. 미국 전체 전기차 수리건 가운데 모델 3(31.9%), 모델 Y(26.5%), 모델 S(6.4%), 모델 X(4.7%) 등 총 76.6%을 기록했다. 캐나다의 경우 60.88%에 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