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티은행 "인텔, 파운드리 사업서 손떼야 산다"

2024.09.06 08:29:13

크리스토퍼 댄리 애널리스트, 고객 투자노트 공개
18A 나노 공정 브로드컴 테스트 실패 등 악재 이어져
파운드리 사업 매각 가능성 거론…대대적 사업 재편 예고

 

[더구루=정등용 기자] 씨티은행이 인텔의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사업 철수를 제안했다. 인텔이 야심차게 추진 중인 1.8나노(18A) 공정이 브로드컴 테스트에서 실패하는 등 악재가 이어지면서다.

 

크리스토퍼 댄리 씨티은행 애널리스트는 5일(현지시간) 고객들에게 보낸 투자 노트를 통해 “인텔의 파운드리 사업이 기업 회생을 시도하는 데 적신호가 되고 있다”며 “파운드리 사업 철수가 가능할 때 빠져나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댄리 애널리스트는 “인텔의 CPU(중앙처리장치) 제조는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지만 주주들의 이익을 생각한다면 파운드리 사업에서 철수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이어 “인텔의 기술력은 파운드리 업계 1위 기업인 대만 TSMC에 여전히 뒤처져 있다”며 “파운드리 사업은 내년 인텔의 사업 마진을 희석 시킬 것”이라고 우려했다.

 

댄리 애널리스트는 인텔의 투자 의견을 중립, 목표 주가는 25달러로 제시했다.

 

씨티은행의 이 같은 주장은 인텔의 파운드리 사업 추진이 당초 기대보다 부진한 데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

 

로이터 통신은 지난 4일 소식통을 인용해 인텔의 18A 나노 공정이 반도체 설계 회사 브로드컴의 반도체 제조 테스트에서 실패했다고 보도했다. 브로드컴은 이 테스트를 검토한 결과 인텔의 18A 나노 제조 공정이 아직 대량 생산으로 전환할 수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인텔도 오는 4분기부터 가동 예정이었던 2나노(20A) 공정 양산 대신 18A 나노 공정에 집중하겠다는 뜻을 나타냈다. 

 

데이비드 진스너 인텔 CFO(최고재무책임자)는 5일 열린 씨티 기술 컨퍼런스에 참석해 더 진보된 18A 나노 제조 공정을 채택할 것이라고 말하며, 이를 통해 약 5억 달러(약 6675억원)의 비용을 추가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현지에서는 인텔의 파운드리 사업 매각 가능성도 거론된다. 블룸버그와 로이터 통신은 인텔이 오랫동안 거래해 온 투자은행(IB) 모건스탠리·골드만삭스 등과 함께 대대적인 사업 재편에 나섰다고 전했다. 전 세계에 건설 중인 반도체 공장 계획을 재검토하는 것은 물론, 파운드리 부문을 아예 분리하는 방안까지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인텔은 자사 최고기술자(CTO)였던 팻 겔싱어가 지난 2021년 최고경영자(CEO)로 복귀하며 파운드리 사업 재건을 천명했다. 이를 위해 막대한 투자를 단행했지만 투자 비용이 예상을 뛰어넘으며 눈덩이처럼 불어났고, 기술 인재와 시장 평판까지 상실하며 위기에 봉착한 상황이다.

정등용 기자 d-dragon@thegur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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