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오소영 기자] SK이노베이션의 자회사 SK트레이딩인터내셔널이 대만 선사 완하이라인(WAN HAI Lines, 이하 완하이)에 바이오 선박유를 처음 공급했다. 글로벌 중개 업체를 통해 현지 규제를 충족하는 바이오 선박유를 제조해 인도했다. 저탄소 항공유에 이어 해상유 시장에서도 제조·판매 역량을 갖추고 주도권을 잡는다.
11일 KPI오션커넥트에 따르면 이 회사는 SK트레이딩인터내셔널의 싱가포르 자회사 'SK에너지인터내셔널(SK Energy International, 이하 SKEI)'로부터 받은 바이오 선박유를 완하이에 인도했다. 지난 6일(현지시간) 싱가포르 항구에 정박한 컨테이너선 '완하이 510(WAN HAI 510)'에 성공적으로 급유했다. 완하이가 SKEI의 바이오 선박유를 활용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SKEI는 트레이딩(중개)을 통해 여러 회사에서 얻은 저유황유(LSFO)에 바이오 유분인 'UCOME(Used Cooking Oil Methyl Ester)'를 섞어 바이오 선박유를 제조했다. 바이오 연료를 24% 써야 한다는 싱가포르 해상유 규제를 충족하고자 LSFO 76%, UCOME 24%로 혼합했다. 이 연료는 기존 해상유 대비 최대 20%의 온실가스 배출 저감 효과를 가져오는 것으로 추정된다.
SKEI는 지난달 KPI오션커넥트와 판매 계약을 맺고 약속된 물량을 납품했다. 이후 KPI오션커넥트와 완하이가 바이오 선박유 공급 계약을 체결하면서 SKEI로부터 받은 제품이 완하이의 컨테이너선 연료로 쓰이게 됐다. KPI오션커넥트는 글로벌 정유사와 트레이딩 업체로부터 제품을 받아 선사에 공급하는 기업이다.
SKEI의 성공적인 인도로 SK는 저탄소 연료 생산과 유통 역량을 증명하며 친환경 연료 시장에서 존재감을 강화하게 됐다. SKEI는 KPI오션커넥트를 비롯해 다양한 중개 업체에 바이오 선박유 공급을 추진하고 있다. SK트레이딩인터내셔널의 모회사인 SK이노베이션은 폐자원 기반 원료 업체 대경오앤티에 지분 투자하며 바이오 원료 확보에 나섰다. SK에너지는 2030년까지 친환경 연료 분야에 6조원 이상 투자하겠다고 선언했다. 올해 초 국내 정유사로선 처음으로 친환경 바이오연료를 전문적으로 트레이딩하는 전담 인력을 싱가포르에 배치했으며, 국내 최초로 지속가능항공유(SAF) 전용 생산라인을 구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