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홍성일 기자] 한국 모바일 게임 시장에서 한국기업들과 중국기업들간의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고 있지만 중국 게임시장에서는 한국 모바일 게임이 큰 인기를 끌지 못하고 있다. 한국 시장은 뚫렸지만 중국은 막혀버린 답답한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27일 모바일시장조사기관 센서타워의 발표한 '한국 모바일 게임 시장 퍼블리셔 매출 순위 톱8'에는 한국 게임사 4곳, 중국 게임사 4곳이 포함됐다. 해당 조사는 8월 8일부터 10월 10일까지의 매출을 기준으로 했다.
이번 조사에서 1위는 리니지M을 앞세운 엔씨소프트였다. 그 뒤를 하이퍼캐주얼 전략게임 '라스트워:서바이벌'을 앞세운 중국 퍼스트펀이었다. 이어서 오딘:발할라라이징을 앞세운 카카오게임즈, 모바일 전략시뮬레이션(SLG) 'WOS: 화이트아웃 서바이벌'의 센추리게임즈, 레이븐·나혼랩 등을 앞세운 넷마블, FC모바일을 서비스하는 넥슨 등이 뒤를 이었다. 넥슨에 이어서는 라이즈오브킹덤, AFK를 서비스하는 릴리스, 원신을 서비스하는 호요버스 등이 포함됐다.
게임별로 구분해도 중국 게임의 약진이 이어진다. 모바일통계플랫폼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9월 기준 한국 모바일 게임 시장 매출 1위 게임은 엔씨소프트의 리니지M이었다. 그 뒤를 라스트워:서바이벌, WOS: 화이트아웃 서바이벌 등 중국 게임이 2위와 3위를 차지했다. 카카오게임즈의 오딘:발할라라이징이 4위였으며 5위는 튀르키예 드림게임즈가 개발한 로얄 매치였다. 통계에 따르면 9월 모바일 게임 매출 톱10 게임에는 한국 5개, 중국 3개, 튀르키예 1개, 핀란드 1개 씩 게임을 위치시켰다.
반면 중국 모바일 게임 시장에서 한국 퍼블리셔는 찾아보기 힘들다. 중국 모바일 게임 시장은 로컬 기업들과의 협력을 통해 진출하고 있기 때문이다.
인기있는 타이틀을 찾아보기도 쉽지 않다. 센서타워 보고서에 따르면 9월 모바일 게임 매출 톱10에 이름을 올린 한국 타이틀은 텐센트가 서비스하고 있는 던전앤파이터 모바일(이하 던파 모바일) 뿐이다. 던파 모바일은 마찬가지로 텐센트에서 서비스하는 왕자영요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물론 3위에 위치한 화평정영이 크래프톤의 배틀그라운드 IP(지식재산권)을 기반을 제작된 게임이지만 사실상 텐센트에서 개발, 서비스하고 있는 게임으로 볼 수 있다.
한국 기업들의 중국 진출이 힘든 것은 정책적인 면이 크다. 중국에서 모바일 게임을 유통하기 위해서는 중국 내 회사를 설립하거나 중국 대리상을 통해야한다. 관련 조직이 완비됐다면 국가신문출판서에 '게임운영비안'를 제출하고 비준되며 자회사나 대리상을 통해 '컴퓨터소프트웨어저작권등기증', 'ICP 허가증', '게임판호'를 등록해야한다. 이중 국내에서도 소개되는 판호는 중국에서 유료 서비스를 할 수 있는 권리와 관련이 있다. 판호가 없어도 게임을 유통할 수는 있으나 온라인 테스트 형태에 그친다.
이렇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중국에서 게임을 유통하기 위해서는 현지 퍼블리셔를 통하는 것이 더욱 효율적인 상황이다. 또한 중국 정부는 판호를 통해서도 자국 게임 시장을 통제하고 있다. 지난 2018년부터는 2023년까지는 청소년들의 게임 중독 문제를 해결한다며 판호를 내주지도 않았다. 그래서 한국 게임사는 물론 글로벌 게임사들도 힘겨운 시간을 보냈다. 이에 블리자드, 유비소프트 같은 게임사는 철수하기도 했다.
그리고 이런 중국 정부의 게임 통제는 역설적이게도 한국 모바일 게임 시장에서 중국 게임사들이 강세를 보이게 만드는 요인이 되기도 했다. 국내 출시에 어려움을 겪은 중국 내 로컬 게임사들이 해외 시장에 진출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그중에서도 지리적으로 가까운 한국과 일본 모바일게임 시장에 많은 게임사들이 진출했다.
업계에서는 이런 배경이 있지만 결국 중국 게임 자체의 퀄리티가 높아졌기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호요버스의 원신같은 경우 상당한 게임성을 인정받고 있다. PC게임 분야에서는 검은신화: 오공이 글로벌 시장에서 메가히트를 기록하기도 했다. 그런 가운데 한국 게임의 경쟁력이 약화되고 이용자들의 신뢰가 약해지면서 이런 상황이 벌어졌다는 것이다.
앞으로도 중국 게임사들의 한국 시장 진출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한국 게임을 중국 게임 시장에 다시 한 번 족적을 남길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