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윤진웅 기자] 기아가 유럽 자동차 시장 바로미터인 독일에서 현대자동차와 함께 동반하락했다. 결정적으로 독일 자동차 수요가 급감한데 다 순수전기차(BEV) 시장 공략을 통해 현지 입지를 확대하겠다는 계획에 차질이 발생했다. 올해 현지 BEV 시장 전망이 그리 밝지 않다는 점에서 남은 4분기 판매 확대에 역량을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13일 독일연방도로교통청(KBA)에 따르면 기아는 지난달 독일 자동차 시장에서 총 5367대를 판매했다. 이는 전년 대비 18.7% 두 자릿수 급감한 수치이다. 시장 점유율은 2.3%로 집계됐다. 올해1~10월 누적 판매량은 전년 대비 7.9% 하락한 5만8508대(점유율 2.5%)를 기록, '톱10'에서 밀렸다.
기아는 BEV 수요 확보를 토대로 현지 시장 입지를 확대하겠다는 계획이었으나 현지 사정이 뒷받침되지 않았다. 독일 자동차 수요가 정체한데다 전기차 보조금까지 폐지됐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기아는 올들어 9월까지 현지 BEV 시장에서 전년(1만1298대) 대비 17.48% 하락한 9322대 판매에 그쳤다. 브랜드 내 BEV 판매 비중도 17.5%로 떨어졌다. 지난해 같은 기간 기아 BEV 판매 비중은 19.9%였다.
기아와 동일한 전략을 고수하던 현대차 현지 판매량 역시 하락세를 보였다. 현대차는 같은 달 전년 대비 16.2% 두 자릿수 급감한 7168대 판매에 그쳤다. 올들어 10월까지 누적 판매량은 전년 대비 8.9% 하락한 8만219대에 그쳤다. 지난해 10만대 돌파했던 것과 대조적이다.
양사 모두 BEV 수요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만큼 현지 맞춤형 전략을 새로 짜야 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시장 상황을 감안하면 남은 4분기 BEV를 통한 판매량 확대는 어려울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 독일 자동차 시장 상황이 밝지 않다"며 "특히 전기차 시장이 약세를 나타내고 있다"고 말했다.
KBA는 올해 독일 자동차 시장은 1% 위축, 코로나 팬데믹 이전 수준보다 25% 감소한 282만대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내년 전기차 생산량은 19%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으나 판매량은 약 9%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한편 현대차·기아는 지난해 독일 시장에서 총 18만970대를 판매했다. 단일 브랜드 기준 현대차는 전년 대비 1.2% 확대된 10만6381대를 판매, 시장 점유율 3.7%를 기록했고, 기아는 전년 대비 2.0% 소폭 감소한 7만4589대(점유율 2.6%)를 판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