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건 충족' SK실트론, 美 에너지부 대출 자금 7000억원 최종 확보

2024.11.13 13:17:26

올 2월 조건부 승인…이달 본계약 체결
美 미시간주 베이시티 SiC 웨이퍼 공장에 투자

[더구루=정예린 기자] SK실트론이 미국 정부로부터 약 7000억원에 달하는 대규모 대출 지원을 최종 확보했다. 자국 반도체 공급망을 구축하기 위해 달려 온 바이든 행정부가 잔여 임기 2개월여를 남기고 SK실트론을 통해 기업 우호 정책의 '마침표'를 찍었다. 

 

13일 SK실트론에 따르면 미국법인 SK실트론CCS는 지난 5일(현지시간) 미국 에너지부(DOE)와 4억8150만 달러(약 6772억원) 규모 대출을 위한 본계약을 체결했다. 올 2월 조건부 승인을 따낸지 9개월여 만이다. 

 

대출금은 원금 4억8150만 달러와 이자 6250만 달러, 총 5억4400만 달러(약 7633억원)다. 미 정부가 내건 구체적인 조건은 알려지지 않았다. 기업의 기술력은 물론 △법적 △환경적 △재정적 요건을 두루 갖춰야만 승인을 받을 수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업계 관계자는 "조건부 승인을 받고 나서 최종 계약에 실패하는 경우도 있을 수 있다"며 "SK실트론이 미 정부가 요구하는 조건을 제대로 이행하고 합격점을 받았기 때문에 지원을 받을 수 있는 것"이라고 밝혔다. 

 

SK실트론은 에너지부의 '첨단기술차량제조(ATVM) 프로그램'을 통해 얻은 대출금을 미시간주 베이시티에 위치한 실리콘 카바이드(SiC) 웨이퍼 공장 2곳에 투입한다. 2022년 미시간주 베이시티에 SiC 웨이퍼 1공장을 준공하고 현지 생산능력을 대폭 확대한 바 있다. 오는 2025년까지 3억 달러를 추가 투자, 생산량과 인력을 늘린다는 방침이다. 

 

200개의 고임금 일자리와 200개의 건설 일자리 창출이 기대된다. 특히 고용 계획과 관련해 지역사회와 적극 협력한다. SK실트론은 지난 2022년 미시간주 고용 장려 정책인 'MNJTP(Michigan NEw Jobs Training Program)'을 통해 현지 커뮤니티 칼리지(CC)인 델타 칼리지와 파트너십을 맺은 바 있다. 이 곳에서 기존·신규 고용할 엔지니어를 교육한다. <본보 2022년 4월 3일 참고 SK실트론, 美 대학과 인력 양성 맞손>

 

SK실트론은 지난 2020년 미국 듀폰의 SiC 웨이퍼 사업부를 인수하며 관련 사업에 본격적으로 발을 들였다. 올 초 독일 인피니언 SiC 웨이퍼 주요 공급망에 합류하는 등 입지를 넓히고 있다. 인피니언에 150mm(6인치) 웨이퍼를 우선 납품하고 이후 200mm(8인치)로 전환한다. <본보 2024년 1월 11일 참고 SK실트론 CSS, 獨 인피니언에 실리콘 카바이드 웨이퍼 공급>

 

SiC 전력반도체는 기존 실리콘 기반 칩보다 고전력·고효율성을 갖춘 것이 특징이다. 이같은 특성 덕에 전기차 업계에서 주목하고 있다. SiC 칩을 탑재한 전기차는 더 긴 주행거리를 제공하면서도 빠른 충전속도를 자랑한다. 전기차 상용화를 위한 최대 과제로 꼽히는 주행거리와 충전속도를 개선하면서 2배 이상 비싼 재료비에도 완성차 업체들이 SiC칩을 채택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미 에너지부는 "SK실트론 CCS 프로젝트는 보다 회복력 있는 반도체 공급망을 구축하고 다양한 국내 반도체 인력을 육성, 미국 산업과 전국의 근로자에게 세계 무대에서 경쟁 우위를 제공함으로써 이러한 목표를 달성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며 "SK실트론은 전 세계적으로 SiC 웨이퍼 제조업체 상위 5위에 들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바이든 정부는 지난 2021년 취임 이래 '미래 청정에너지 주도권'과 '미국 제조 경쟁력' 확보라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대규모 인센티브와 대출 제도 등 다양한 기업 지원 정책을 펼쳐 왔다. 인플레이션감축법(IRA) 등이 대표적이다. 전기차, 배터리, 반도체 산업군에 속한 기업들이 수혜를 입었다. 

 

청정에너지 산업 지원에 앞장서 온 에너지부는 SK실트론이 대출을 받은 ATVM을 포함해 여러 재정 지원 프로그램을 보유하고 있다. △청정 에너지 자금 조달 및 혁신법(CIFIA) △트라이벌 에너지(Tribal Energy) △타이틀 17(Title 17) 등이 포함된다. 에너지부는 이 4개 프로그램을 통해 미 전역 69개 지역에 692억1400만 달러(약 97조2318억원) 규모를 지원했다. 

정예린 기자 yljung@thegur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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