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홍성환 기자]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차남인 김동원 한화생명 사장이 해외 금융사 인수·합병(M&A)에 공격적으로 나서며 글로벌 영토 확장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한화 금융 부문의 경영 승계 속도가 한층 더 빨라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한화생명은 김동원 사장을 중심으로 최근 1년 새 해외 은행·보험사·증권사를 잇따라 인수하고 있다.
한화생명은 지난달 미국 증권사 벨로시티 지분 75% 매입하는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했다. 국내 보험사가 미국 증권사를 인수하는 것은 한화생명이 처음이다.
2003년에 뉴욕을 거점으로 설립된 벨로시티는 기관 투자자가 주 고객인 IT 기반의 증권사다. 청산·결제 서비스, 주식대차거래, 프라임 브로커리지 등 다양한 금융 서비스를 제공한다. 최근 우리나라 등 외국 고객을 대상으로 미국 상장 주식 중개 사업을 확장했다.
한화생명은 벨로시티 인수를 통해 글로벌 종합금융그룹으로 도약하는 데 한발 더 나아갔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화생명은 앞서 올해 4월 인도네시아 노부은행에 지분 40%를 투자하며 국내 보험사 가운데 처음으로 해외 은행업에 진출했다. 1990년에 설립된 노부은행은 작년 말 기준 총자산 2조3000억원 규모로, 현지 30위권 중형은행으로 알려졌다. 또 지난해 3월에는 인도네시아 손해보험사인 리포손해보험을 인수했다.
김동원 사장은 지난해 최고글로벌책임자(CGO)에 취임한 뒤 그룹 금융 부문의 해외 사업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해외 사업은 김동원 사장의 경영 승계와도 연관이 크다. 해외 사업의 성과를 바탕으로 경영 승계 기반을 다질 수 있어서다.
업계 안팎에서는 김동원 사장이 내년 한화생명 사내이사에 오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오너 일가의 사내이사 등재는 경영권 승계에 있어서 중요한 절차로 꼽힌다. 한화생명은 한화그룹 금융 사업의 핵심 계열사로 한화손해보험, 한화자산운용, 한화투자증권 등을 자회사와 손자회사로 두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