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정예린 기자] 효성중공업이 미국 재생에너지 솔루션 전문기업 '실리콘 랜치(Silicon Ranch)'에 변압기를 납품한다. 전력망 인프라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북미 공략을 가속화, 수주 잔고를 끌어올리고 현지 시장 입지를 공고히 한다.
19일 실리콘 랜치에 따르면 효성중공업 미국 제조법인 '효성HICO'는 최근 테네시주 멤피스 공장에서 실리콘 랜치에 공급할 변압기 8대 출하를 기념하는 행사를 개최했다. 효성중공업의 변압기는 실리콘 랜치가 진행하는 신재생에너지 프로젝트에 투입된다.
효성중공업이 실리콘 랜치에 공급하는 변압기 8대의 총 용량은 1447MVA이다. 구체적인 모델은 알려지지 않았으나 효성중공업의 주력 제품인 100MVA급 이상 변압기를 납품한 것으로 추정된다. 효성중공업이 공급한 변압기 중 일부(807MVA 규모)는 실리콘 랜치가 테네시주에서 수행하는 태양광 발전 사업에 설치된다.
변압기는 전량 효성HICO의 멤피스 공장에서 생산됐다. 36만 제곱피트 규모의 멤피스 공장은 효성중공업이 지난 2020년 인수한 초고압 변압기 제조 시설이자 효성중공업의 북미 유일 생산거점이다. 이 곳은 최대 1000MVA 용량의 전력 변압기 생산을 전문으로 한다. 미국에서 최대 765kV에 달하는 전력 변압기를 만들 수 있는 시설은 효성HICO 공장 뿐이다.
출하 기념 행사에는 효성HICO, 실리콘 랜치 임직원은 물론 테네시주 상공회의소 대표를 비롯한 정부 관계자들도 참석했다. 이들은 효성HICO 공장을 둘러보고, 효성중공업과 실리콘 랜치 간 파트너십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지속적으로 협력을 추진키로 했다.
효성중공업은 글로벌 전력기기 사업 확장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인공지능(AI), 전기차, 신재생에너지 발전 산업 성장에 힘입어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노후 전력기기 교체 시기가 다가오고 있는 미국을 집중 공략하고 있다. 미국 에너지부 발표에 따르면 미국 내 송전선·변압기의 약 70%가 설치 수명 25년 이상이다. 보통 변압기 수명을 30년 정도로 볼 때 5년 내 대규모 교체가 예상된다.
수요를 반영하듯 효성HICO의 실적도 개선되고 있다. 2020년 인수 이래 연속 적자를 냈던 효성HICO는 올 상반기 당기순이익 흑자를 기록했다. 실제 올 2분기 기준 효성중공업의 수주잔고 내 미국 비중은 30%에 달한다. 효성HICO 멤피스 공장을 통해 현지 생산 이점을 확보하고 있는 만큼 효성중공업을 향한 러브콜이 이어질 것으로 기대된다.
효성중공업은 고객 수요에 적기 대응하기 위해 효성HICO에 증설 투자를 단행한다. 예상 투자액은 4900만 달러(약 711억원)다. 파일럿 라인을 추가하고 생산 시설 규모를 확장한다. 오는 2026년 완공 목표다. 준공 후 멤피스 공장 생산능력은 기존 대비 2배로 확대된다.
맷 키스버 실리콘 랜치 회장은 "에너지를 변환하는 것은 전력망에 연결하는 데 필수적"이라며 "효성HICO와의 파트너십은 매우 중요하며, 이를 계속 확장하게 돼 기쁘다"라고 밝혔다.
한편 실리콘 랜치는 2011년 미국에서 설립된 재생 에너지 솔루션 기업이다. 태양광 등의 재생에너지 발전 시스템과 저장 솔루션을 통해 탄소 배출량을 줄이는데 집중, 미국 남동부 지역에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며 사업을 확장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