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사우디 에너지 장관 "우라늄 농축·판매" 공식 선언…'핵 보유 포기없다'

2025.01.14 10:21:52

트럼프 2기 출범 코앞서 '핵 야망' 의지 보여
中 카드 쥐고 美·이스라엘 협상 재개 주목

 

[더구루=진유진 기자] 사우디아라비아가 우라늄을 농축하고 판매하겠다는 계획을 공식적으로 발표했다. 이번 행보는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을 앞두고 중동의 지정학적 구도를 흔들며, 향후 미국과 중국, 사우디와 이스라엘 간 외교적 긴장 상황에서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사우디아라비아 에너지 장관 압둘아지즈 빈 살만 왕자는 13일(현지시간) 아람코 본사가 위치한 다란에서 열린 한 콘퍼런스에서 "우라늄 판매를 포함해 모든 광물을 수익화할 것"이라며 "원자로용 우라늄 연료 준비 과정에서 사용되는 '옐로케이크(농축 우라늄 분말)'를 판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는 사우디가 에너지 믹스를 다변화하고, 핵 에너지 분야에서 자립하려는 의지를 보여주는 행보라는 설명이다.

 

사우디는 현재 초기 단계의 핵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며, 이를 우라늄 농축 분야까지 확대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는 국제 사회에서 원자력 에너지 활용의 긍정적 가능성과 함께 핵무기 개발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를 동시에 불러일으키고 있다. 특히, 사우디는 아직 첫 원자로를 가동하지 않은 상태에서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소량 의정서(SQP) 협약에 따라 완화된 사찰을 받고 있다.

 

사우디의 핵 프로그램 확대는 중동 지역 내 핵무기 경쟁을 촉진할 수 있다는 점에서 미국과 이스라엘의 우려를 사고 있다. 사우디는 이스라엘과 국교 정상화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미국에 민간 핵 프로그램 지원을 요구하며 자국 내 우라늄 농축과 매장된 우라늄 채굴을 허용해 달라는 조건을 제시했다. 하지만 미국과 이스라엘은 사우디의 우라늄 농축 시설 배치가 핵무기 보유로 이어질 수 있어 반대해 왔다.

 

사우디는 중국과의 협력 가능성을 열어두며 대안을 모색하고 있다. 현재 중국은 사우디의 우라늄 정광 추출 설비 건설을 지원 중이며, 사우디는 오는 2030년까지 800억~1000억 달러를 투자해 원자로 건설을 추진할 계획이다. 특히 동부 지방에서 중국과 협력해 원자력 발전소를 건설하려는 움직임은 미국의 핵 비확산 요구를 우회하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사우디의 핵 야망은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가 지난 2018년 "이란이 핵무기를 개발한다면 우리도 핵무기를 개발할 수밖에 없다"고 언급한 이후 꾸준히 제기되어 왔다. 이번 발표는 이러한 의지를 재확인하는 동시에, 도널드 트럼프 차기 미국 대통령이 2기 행정부에서 사우디와의 관계를 강화할 것으로 예상되는 시점에서 이루어진 것이다. 트럼프 차기 대통령은 1기 행정부 시절 첫 해외 방문국으로 사우디를 택하며 양국 관계를 격상시켰다.

 

사우디–이스라엘 국교 정상화는 중동에서 중국과 이란의 영향력을 견제하려는 미국의 중재 아래 진행됐으나, 지난 2023년 10월 7일 하마스의 이스라엘 공격 이후 협상이 중단된 상태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전쟁 상황이 정리된 후 협상을 재개할 의사를 밝혔다. 이에 따라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출범하면 사우디–이스라엘 국교 정상화와 사우디의 우라늄 농축 문제 관련 협상이 다시 본격화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사우디가 이번 발표를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을 앞둔 시점에 맞춘 이유도 이러한 계산에서 비롯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진유진 기자 newjins@thegur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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