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구루=정등용 기자] 미국 퀀트투자(수학적·통계적 투자 방법)의 대가로 불리는 데이비드 E. 쇼가 엔비디아 주식을 대거 매각했다. 대신 보잉과 테슬라 주식을 매입했는데 그 규모만 10억 달러(약 1조4600억원)를 넘는다.
4일 미국 경제전문매체 '24/7 월스트리트'에 따르면 쇼가 설립한 헤지펀드 투자사 'DE 쇼 앤 코(DE Shaw & Co)'가 지난해 4분기 엔비디아 주식 40%를 처분했다. 현재 보유 규모는 약 14억 달러(약 2조470억원)에 달한다.
DE 쇼 앤 코는 지난 2023년 말 엔비디아 주식 3760만 주를 보유했었지만, 지난해에는 1020만 주를 보유하는 데 그쳤다. 다만 엔비디아는 여전히 DE 쇼 앤 코 보유 주식 중 네 번째로 큰 1.5%의 비율을 보이고 있다.
DE 쇼 앤 코는 엔비디아 대신 보잉과 테슬라 주식 수백만 주를 매입했는데, 그 규모만 10억 달러 이상이다.
보잉의 경우 지난해 4분기 주당 165달러에 540만 주 이상을 매입했다. DE 쇼 앤 코는 현재 10억1000만 달러(약 1조4766억원) 상당의 보잉 주식 569만 주를 보유하고 있으며, 이는 전체 보유 주식 중 여섯 번째로 큰 1.1%의 비율이다.
보잉은 현재 737 맥스 기종과 주요 부품 공급업체인 스피릿 에어로시스템즈(Spirit AeroSystems)의 품질 관리 문제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 보잉은 스피릿 에어로시스템즈를 47억 달러(약 6조원)에 인수해 품질 관리 문제를 해결할 예정이며, 이 거래는 올해 중순쯤 완료될 전망이다.
이와 함께 DE 쇼 앤 코는 테슬라 주식 200만 주 이상을 추가 매입했다. 현재 13억 달러(약 1조9000억원) 상당의 테슬라 주식 320만 주를 보유하고 있으며, 이는 엔비디아에 이어 다섯 번째로 큰 규모다.
테슬라는 글로벌 전기차 제조업체 중 하나이지만 최근 전기차 수요 둔화로 인해 타격을 입었다. 특히 유럽 시장의 경우 지난해 전기차 신규 등록 비중이 증가하고 있지만 테슬라 1월 판매량은 50% 급감했다.
다만 테슬라는 여전히 예상 수익의 77배, 매출의 10배에 달하는 높은 가치를 유지하고 있으며 잉여현금흐름의 270배에 거래되고 있다.
한편, DE 쇼 앤 코는 컴퓨터 과학과 수학, 통계학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로 구성된 헤지펀드 투자사다. 이 회사는 시장 동향을 분석하고 자체적인 투자 전략을 개발해 운용하고 있으며, 컴퓨터 모델과 알고리즘을 사용해 시장 동향을 분석하고 효율적인 투자 결정을 내리는 데 주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