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구루=길소연 기자]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호주 궤도형 장갑차 '레드백(Redback)'의 현지 생산을 위해 든든한 우군을 확보했다. 레드백에 탑재될 디젤엔진 조립업체를 선정해 생산에 속도를 낸다. 엔진은 한국 기업의 기술이전으로 호주에서 조립된다.
31일 펜스케 오스트레일리아(이하 펜스케)에 따르면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호주 현지 법인인 한화디펜스 오스트레일리아(HDA)와 호주에서 랜드(LAND) 400 3단계 레드백 보병전투차량(IFV)을 위한 엔진의 조립, 테스트 및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HDA는 펜스케서 조립된 엔진 129개를 공급받아 레드백을 현지에서 생산한다. 펜스케는 호주와 뉴질랜드에서 중장비 트럭과 디젤 엔진, 가스 엔진 및 전력 시스템 등을 제공하는 기업이다.
펜스케는 국내 대표 디젤 엔진 제조업체인 STX엔진에서 기술이전으로 현지에서 엔진을 조립, 생산한다. STX엔진은 펜스케와 레드백 디젤엔진 공급을 위한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계약에 따라 부품은 한국에서 생산되고, STX엔진이 펜스케에게 이를 조립할 수 있는 기술을 제공한다. 엔진 부품은 오는 2027년까지 5회 분할 납품될 예정이다.
엔진은 롤스로이스 파워시스템부의 mtu 시리즈인 735kW(약 1,000마력) 8기통 MT881Ka-500 디젤 엔진이다. 성능과 신뢰성이 입증된 엔진으로, 호주 연방의 랜드(LAND) 8116 1단계 프로젝트에 따라 조달되는 K9 자주포의 호주형 모델인 AS9 '헌츠맨(Huntsman)을 포함해 전 세계 3000대 이상의 군용 차량에 공급됐다.
조립된 엔진은 테스트를 거쳐 H-ACE에서 생산될 레드백 차량에 장착하기 위해 파워팩에 통합할 예정이다.
해미쉬 크리스티-존스턴(Hamish Christie-Johnston) 펜스케 오스트레일리아의 전무이사는 "엔진 공급 계약은 호주 방위군 플랫폼에 대한 우리의 오랜 지원을 강화하는 동시에 핵심 산업 역량 제공업체이자 글로벌 공급망의 소중한 일원인 한화디펜스 오스트레일리아와의 파트너십을 더욱 강화한다"고 밝혔다.
딘 미치(Dean Michie)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호주법인장 대행은 "펜스케와 협력해 호주 육군의 궤도형 보병전투차량 획득사업을 지원하게 됐다"며 "펜스케는 선도적인 방산업체와 협력해 호주 방위군(ADF)을 지원해 온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다. 한화에어로가 그 전통을 함께 이어간다"고 말했다.
한화에어로는 독일 라인메탈사의 '링스'와의 경쟁에서 승리해 랜드 400 3단계 사업을 수주했다. 레드백 수출 공급 규모는 129대, 금액으로는 24억 달러(약 3조1900억원)에 달한다.
한화에어로는 레드백의 현지 생산을 위한 기반 확충에도 착수했다. 수요에 적기 대응하기 위해 호주 질롱에 설립한 자주포·장갑차 생산공장(H-ACE)의 2단계 확장에 나선다. 공사를 위해 현지 건설사 '카피톨 그룹(Kapitol Group)'을 시공사로 선정했다.
한화에어로는 내년까지 2단계 공사를 완료하고 레드백 생산라인을 구축할 예정이다. 한화에어로는 2026년 상반기 시제품 납품을 시작으로 호주군에 총 129대의 레드백 장갑차를 납품할 계획이다.
H-ACE는 지난해 8월 1단계 공사를 완료하고 현재 운영 중이다. H-ACE 공장에서는 AS9 자주포와 AS10 탄약운반차 생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