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구루=김은비 기자] 미국 자율주행 트럭 기업 코디악 로보틱스(Kodiak Robotics, 이하 코디악)가 독일 원격주행 스타트업 ‘베이(Vay)’의 기술을 자율주행 트럭에 적용한다. 코디악은 베이와의 협렵을 토대로 본격적인 무인 트럭 상용화 준비에 박차를 가한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코디악은 베이와 원격주행 기술을 결합하는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양사는 이미 지난해부터 협력 관계를 이어왔으며, 코디악의 자율주행 트럭은 현재 미국 텍사스주 퍼미안 분지 일대에서 무인 화물 운송을 시험 운영 중이다.
원격주행은 자율주행 기술의 한계를 보완하는 '가교 기술'로 꼽힌다. 자율주행 기술이 주로 보도 배송 로봇, 저속 셔틀버스, 자율주행 지게차 등에 활용돼 왔다면, 원격주행은 보다 복잡한 상황에서 인간의 개입을 가능하게 해준다. 코디악은 오는 2026년 하반기 텍사스 공공도로에서 상업용 무인 트럭 운행을 시작할 계획이며, 이 과정에서 베이의 원격주행 기술이 핵심 역할을 할 전망이다.
베이의 원격주행 시스템은 저지연 통신 기반으로, 사람이 외부에서 차량을 실시간으로 조작할 수 있도록 한다. 트럭 내부에는 별도의 조향 장치와 디스플레이, 제어 시스템이 마련돼 있어 원격 운전자가 실제 운전하는 것처럼 차량을 제어할 수 있다.
다만 코디악의 트럭은 자체 개발한 '보조 자율주행(Assisted Autonomy)' 기술을 통해 차량을 기본적으로 통제한다. 원격운전자는 필요 시 복잡한 상황에서만 개입할 수 있으며, 전체적인 주행 제어권은 여전히 자율주행 시스템이 갖는다.
코디악이 원격주행 기술을 본격적으로 도입하게 된 배경에는 미 육군과의 협력이 있다. 코디악은 2022년 미 육군으로부터 자율주행·원격운행 기술을 적용한 군용차량 프로젝트를 수주했다. 군용차량의 특성상 돌발상황 발생 시 원격조종이 필수적이라는 판단에서다. 이에 코디악은 누적 상업 운행 건수 1만건을 넘어서는 등 상용화 경험이 풍부한 베이를 파트너로 선택했다.
업계는 이번 협력을 통해 코디악의 자율주행 트럭 상용화 일정이 한층 탄력을 받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특히 텍사스와 같은 대형 물류 주행 환경에서 원격주행 기술이 안정성과 운행 효율성을 높일 것으로 기대된다.
업계 관계자는 “자율주행 완성까지 시간이 필요한 만큼, 원격주행은 현실적인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며 “향후 주요 자율주행 기업들이 비슷한 협업에 나설 가능성도 높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