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구루=오소영 기자] 삼성전자의 승리가 예상됐던 홍콩 물류 회사 'OOCL'와의 해운 운임 분쟁이 전환점을 맞았다. 미국 당국이 OOCL의 반소를 기각한 판결을 일부 뒤집어서다. OOCL에 소장 수정 기회를 부여해 향후 전개를 예측하기 어렵게 됐다.
5일 미 연방해사위원회(FMC)에 따르면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삼성전자 미국법인(SEA)과 OOCL의 소송에서 원심 일부를 파기하고 행정법 판사(ALJ)에 환송한다는 판결을 내렸다.
FMC는 OOCL의 반소를 기각한 ALJ의 결정이 정당하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반소 소장을 수정할 기회조차 주지 않은 건 절차적으로 문제가 있다는 OOCL의 입장을 수용했다.
이번 판결로 OOCL은 수정 기회를 얻었다. 삼성을 상대로 다시 공격 채비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OOCL과 삼성전자 미국법인의 소송은 작년 4월 시작됐다. 삼성전자 미국법인은 OOCL이 화물 운송 의무에 소홀했다고 지적했다. 체선료(항구나 철도 창고에 약속한 기간을 초과해 화물을 보관할 시 지불하는 비용)와 지체료(컨테이너를 지정한 기간 내에 반환하지 못했을 때 내는 비용)를 부당하게 책정해 막대한 피해를 끼쳤다며 소송을 냈다. <본보 2024년 4월 3일 참고 삼성전자, 홍콩 물류 회사 'OOCL' 대상 美 FMC에 소송 제기>
OOCL은 맞소송을 제기했다. 삼성전자가 소송을 방패막이 삼아 정당한 요금을 회피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부당한 수단을 동원해 의도적으로 운임을 낮추는 행위를 금지하는 미국 해운법에 위배된다고 주장했다.
OOCL은 반격을 시도했지만 좌절됐다. ALJ는 삼성전자 미국법인의 소송이 법적으로 허용되는 전략이라고 판결했다. OOCL의 주장처럼 부정행위가 아니라며 반소를 기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