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배 현대로템 대표, 베트남 부총리와 극비 회동…'90조' 고속철사업 논의

2025.09.10 09:07:39

베트남 북남고속철 협력 구체화…쯔엉하이자동차와 협력
현대로템, 인력 양성·현지 생산·운영 포함 기술 이전 방안 제시
부총리, 설계 개념 건설부에 제출 권고…생산 현지화 등 요청

[더구루=정예린 기자] 이용배 현대로템 대표가 베트남 부총리와 만나 북남고속철 사업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현대로템의 기술력과 베트남 정부의 인프라 확장 의지가 맞물리면서, 약 90조원 규모로 추산되는 초대형 프로젝트 추진에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10일 베트남 정부에 따르면 호득퍽 부총리는 전날 하노이에서 이 대표와 트란 바 즈엉 쯔엉하이자동차(THACO·타코) 회장을 접견했다. 회동에서 양측은 북남고속철 프로젝트를 중심으로 기술 이전, 인력 양성, 현지 생산, 운영·유지보수 등 구체적 협력 방안을 교환했다.

 

트란 회장은 도시철도 투자 계획을 소개하며 현대로템과의 협력 가능성을 언급했다. 이 대표는 고속열차, 기관차, 객차, 신호 시스템 제작 및 유지보수 경험과 함께 인력 양성·현지 생산·운영까지 아우르는 기술 이전 방안을 제시했다. 부총리는 이를 긍정 평가하며 구체적 설계 개념을 건설부에 제출할 것을 권고했다.

 

이날 회동에서는 고속철 차량 설계, 운행 효율, 유지보수 비용 관리, 현지 인력 양성 및 생산 현지화 계획이 집중 논의됐다. 베트남 정부는 설계, 선로, 신호, 차량, 유지보수 등 전 과정의 통합 운영을 강조하며, 경험과 기술을 갖춘 한국 기업과의 협력을 확대할 의지를 표명했다.

 

퍽 부총리는 "베트남이 과학기술·디지털 전환·녹색 전환을 바탕으로 성장 전략을 추진하는 가운데 공항·항만·고속도로와 더불어 도시철도와 고속철도를 최우선 인프라 과제로 삼고 있다"며 "효과적인 고속철도 시스템은 설계 및 선로 제작부터 신호, 차량, 운영 및 유지보수에 이르기까지 조화롭게 개발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현대로템은 고속철도, 기관차, 객차, 신호 시스템 제작 및 유지보수 서비스 분야에서 약 50년간 경험을 쌓아왔다"며 "인력 교육, 제조 국산화, 운영 유지보수 서비스를 위한 완벽한 솔루션을 포함하여 효율적인 운영을 위한 포괄적인 기술 이전을 통해 베트남 고속철도 시스템 개발에 참여하고 싶다"고 밝혔다.

 

베트남 정부는 노후 철도망 현대화와 북남고속철을 국가 핵심 프로젝트로 추진하고 있으며, 한국은 고속철 건설·운영 경험을 기반으로 사업 참여를 타진해 왔다. 현대로템은 KTX 사업 수행 경험과 해외 프로젝트 실적을 보유한 만큼 기술력과 운영 노하우를 모두 갖춰 유력 후보 기업으로 꼽혀왔다.

 

베트남 정부는 노후 철도망 현대화와 북남고속철을 국가 핵심 프로젝트로 추진하며, 건설과 운영 경험을 갖춘 해외 기업의 참여를 적극 모색하고 있다. 현대로템은 KTX 사업 수행 경험과 해외 프로젝트 실적을 갖춰, 베트남이 요구하는 기술력과 운영 노하우를 충족할 수 있는 대표적 후보로 평가된다.

 

실제 현대로템은 베트남 최대 자동차 기업인 쯔엉하이자동차와 지난달 서울에서 열린 한-베트남 비즈니스 포럼에서 베트남 고속철 프로젝트 연구 개발 및 실행협력 내용이 담긴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바 있다. 이번 회동을 통해 양사 간 협력이 구체적 실행 단계로 발전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베트남 정부는 오는 2035년까지 하노이 응옥호이역에서 호찌민 투티엠역까지 1541km를 연결하는 북남고속철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총 사업비는 1713조 동(약 90조원)으로, 연간 GDP의 14%가 투입되는 국가 최대 인프라 사업이다. 시속 350㎞급 열차 도입 시 현재 30시간인 하노이~호찌민 이동 시간을 5시간대로 단축할 예정이다.

 

장기적인 고속철망 확장 계획도 마련됐다. 2030년까지 총 4802km, 16개 노선을, 2050년까지 6354km, 25개 노선으로 늘리는 것이 목표다. 건설비 약 760억 달러와 장비 구입비 340억 달러가 투입될 전망이다. 베트남은 한국 고속철 모델을 참고해 외국 기술 의존도를 줄이고 자체 개발 역량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계획을 조정하고 있다.

 

 

정예린 기자 yljung@thegur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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