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구루=정예린 기자] 페루 해군이 이달 국내에서 열리는 '국제 잠수함 기술 컨퍼런스(ISTC 2025)' 공식 대표단을 파견한다. HD현대중공업의 HDS-1500 잠수함 기술을 평가하며 수주 가능성을 가늠하는 한편 국내 방산 기업들과의 새로운 사업 기회를 확인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15일 페루 국방부에 따르면 벨리사리오 마르틴 사가세타 부스타만테 제독이 이끄는 대표단은 오는 20일부터 27일까지 한국을 방문해 23일 개최되는 ISTC 2025에 참석한다. ISTC 외 판교·서울·울산·부산 등지에서 진행되는 산업 시찰·교류 일정에도 참여할 예정이다.
국방부는 “잠수함 전력의 최신 기술 동향을 습득·교류할 기회를 제공해 국가 안보와 페루 해군 역량 강화에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페루 해군은 이번 컨퍼런스 참석을 계기로 HD현대중공업이 제안한 차세대 중형 잠수함 HDS-1500에 탑재될 무장과 센서 구성을 분석·검토할 예정이다. 또 HD현대중공업을 비롯해 LIG넥스원, 한국항공우주산업(KAI), STX 등 페루와 교류하고 있는 한국 방산업체 관계자들과의 회동도 이뤄질 것으로 예상돼 공동개발 사업 구체화에 속도가 붙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페루 해군 대표단의 방한은 작년 11월 페루 APEC 2024에서 체결된 HD현대중공업과 페루 국영 시마조선소(SIMA) 간 잠수함 공동개발 양해각서(MOU)의 후속 조치 성격을 갖는다. 지난 4월 리마 국제방산전시회(SITDEF 2025)에서는 공동개발 합의서(MOA)를 체결한 바 있다. 당시 공개된 HDS-1500 잠수함 설계는 노르웨이·독일선급(DNV)으로부터 기본 승인(AIP)을 받았다.
HDS-1500은 △X자형 타(舵) △마스트형 잠망경 △개방형 아키텍처 △리튬이온 배터리 추진체계 △통합 전투체계 △한국산 소나·어뢰 등 첨단 기술을 결합한 1500톤(t)급 잠수함이다. 특히 한국형 어뢰 ‘타이거샤크’, 능동형 예인 소나, 기뢰 회피용 센서, 기만기 및 소나 부유체계, 레이더 등이 포함돼 있어 기존 디젤잠수함 대비 생존성과 은밀성을 크게 높인 것이 특징이다.
페루 해군은 기존 독일제 잠수함을 대체하고 HDS-1500을 도입함으로써 남태평양에서의 전략적 잠수함 전력을 강화할 계획이다. 또 한국과의 기술 협력을 통해 향후 중남미 잠수함 시장에서의 영향력 확대도 기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