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구루=오소영 기자] 한국이 사우디아라비아에 지대지 탄도미사일 현무 수출을 추진한다. 방위사업청을 비롯한 정부 대표단이 사우디를 찾아 협상에 나섰다. 중동의 불안한 정세 속에서 자국 방어력 강화를 서두르고 있는 사우디에 추가 수출을 꾀한다.
15일 중동지역 경제·산업 조사기관 택티컬 리포트(Tactical Report)에 따르면 한국은 올해 2월부터 사우디와 현무 수출 논의를 시작했다. 방위사업청과 국방과학연구소(ADD) 관계자들 중심으로 사우디를 방문해 협상을 진행했다. 현지 방위산업청(General Authority for Military Industries, GAMI), 국영 방산업체 SMAI(Saudi Arabian Military Industries) 주관 행사에도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무는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을 견제하고자 전두환 정권 때부터 개발된 지대지 탄도미사일이다. 1986년 실전 배치된 현무-Ⅰ(사거리 180㎞·탄두 중량 480㎏)을 시작으로 현무-V까지 개발됐다. 최근 국군의 날 열병식에서 등장한 현무-V는 탄두 중량이 8톤(t)에 달하는 세계 최대 수준의 초고위력 지대지 탄도미사일이다. 지하 수백 미터의 벙커를 초토화할 수 있는 강력한 파괴력을 지녀 '괴물 미사일'로 불린다. 이스라엘이 친이란 무장정파 헤즈볼라 수뇌부를 공격하기 위해 만든 벙커버스터 폭탄보다 강력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2023년부터 시험 발사를 거쳐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보은공장에서 양산에 돌입했다.
사우디는 중동의 지정학적 불안이 고조되며 공중 방어 능력을 강화하고자 미사일 도입을 모색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23년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으로 사우디는 안보 위협에 직면했다. 지난달에는 이스라엘이 하마스 제거를 근거로 사우디와 국경을 맞댄 카타르를 공습했었다. 홍해 상공으로 전투기를 띄워 탄도 미사일을 발사하며 무차별적인 공격을 감행했다.
사우디는 군사력을 강화하고자 중거리 지대공 요격 미사일인 천궁-Ⅱ를 도입했다. LIG넥스원과 32억 달러(약 4조2500억원) 규모의 천궁-Ⅱ 10개 포대 수출 계약을 체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