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이연춘 기자] 젬백스가 알츠하이머병 치료제 GV1001에 대한 글로벌 2상 임상시험 결과를 발표한 가운데 이번 임상에 대한 다양한 해석이 나오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9일 금감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젬백스는 미국과 유럽 7개국 43개 기관에서 초기부터 중기의 알츠하이머병 환자 199명을 대상으로 52주간 임상시험을 진행하며 안전성과 유효성을 평가했다.
그 결과 임상시험의 1차 평가지표 중 하나인 안전성 부문에서 GV1001은 그동안 대표적인 부작용으로 지적됐던 '아밀로이드 관련 영상 이상(ARIA : Amyloid-Related Imaging Abnormalities)’이 한건도 나타나지 않은 것으로 전해져 임상표준에 부합하는 안전성을 확보했음을 입증했다.
이외에도 이상 반응 (Adverse Events, AE) 및 중대한 이상 반응 (Serious Adverse Events, SAE) 등 다양한 안전성 지표에서도 GV1001은 특별한 부작용이 발견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젬백스는 2차 유효성 평가지표인 QoL-AD(삶의 질 향상 평가 설문지)에서도 GV1001은 위약(가짜약)군 대비 투약군의 점수 개선 폭이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나타났다고 발표했다.
QoL-AD는 환자의 관점에서 신체적 건강, 기분, 관계, 자존감 등 다양한 영역에서 자기 삶의 질을 측정하는 기능(Function) 평가지표로 52주차 GV1001 1.12mg 투약군에서는 QoL-AD가 0.69점이 개선된 반면 위약군에서는 1.22점 악화된 것으로 집계돼 실제 개선효과가 나타난 것으로 조사됐다.
이와 함께 신경퇴행성질환 분야 주요 바이오마커에서도 유의미한 경향성이 나타났다.
젬백스측은 "GV1001 투약군에서 신경의 손상 및 염증 정도를 보여주는 주요 바이오마커인 신경교섬유산단백질(GFAP : Glial Fibrillary Acidic Protein)의 악화 폭이 위약군 대비 줄어드는 경향성이 확인됐다"며 "이는 잠재적인 뇌신경 보호 효과를 의미하는 것으로 볼 수 있어 의미가 크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p-Tau 181, p-Tau 217 등의 바이오마커에서도 위약군 대비 수치적인 개선을 보였다고 회사측은 덧붙였다.
다만 젬백스는 '알츠하이머병 평가 척도(ADAS-cog11)'에서 통계적으로 위약군과 투약군에서 명확한 수치적 차이를 얻지 못했다고 전했다. 이같은 임상 결과에도 불구하고 업계의 의견이 분분한 이유는 바로 알츠하이머병 평가 척도에서의 결과 때문이다.
알츠하이머 평가 척도는 환자의 인지 기능 변화를 측정하는 것으로 젬백스는 앞서 진행됐던 국내 2상 임상시험에서 △ADAS-cog(인지 기능) △CDR-SB(임상치매평가 척도) △ADCS-ADL(일상생활 수행능력) 등 주요 지표 모두에서 통계적 유의성을 확보한 만큼 글로벌 3상 준비에 자신감을 내비쳤다.
임상업계에선 일반적으로 알츠하이머병의 임상에서 P값은 항암제 임상과 같이 명확하기가 어렵다는 입장이다. 항암제의 임상은 객관적으로 평가할 지표가 뚜렷하나 알츠하이머의 경우는 환자를 대상으로 한 설문으로 진행되는 탓에 P값의 중요도가 일반 임상과는 다르다고 분석이다. 실제 임상에서 항암 치료제와 알츠하이머 치료제의 P값 중요도는 서로 성질이 다르다는 것이 업계 임상의들의 전언이다.
젬벡스 관계자는 "글로벌 2상 임상시험을 통해 기존 치료제 대비 우수한 안전성을 확인했으며 여러지표에서 통계적 유의성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글로벌 3상 임상시험을 준비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다만 알츠하이버병 평가척도에서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의 결과를 얻지 못한 점은 아쉽다"면서도 "2상에서는 고려하지 못했던 다양한 변수와 많은 케이스를 3상에서는 정밀하게 디자인해 좋은 결과를 얻도록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