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홍성환 기자] 글로벌 사모펀드(PEF) 운용사 베인캐피털이 일본 메모리 반도체 기업 키옥시아 홀딩스 일부 지분 매각에 나섰다. 주가 상승에 따라 차익 실현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지분 매각이 AI 거품 우려가 커지는 상황에서 이뤄져 글로벌 반도체 투자 심리가 더욱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6일 블룸버그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베인캐피털이 설립한 특수목적회사인 'BCPE 판게아 케이만'는 키옥시아 주식 3600만주를 해외 투자자에게 매각할 계획이다. 전체 유통 주식의 약 7% 수준이다. 전일 종가 9853엔 기준으로 거래 규모는 3550억 엔(약 3조3400억원)으로 추정된다. 골드만삭스가 블록딜 주관사를 맡았다.
키옥시아는 작년 12월 일본 도쿄증권거래소 프라임 시장에 상장됐다. 당시 공모가는 1455엔이었다. 상장 이후 AI 수요 증가 기대감으로 주가가 상승세를 이어왔다. 특히 이달 들어 공모가 9배 수준인 1만3300엔대까지 치솟았다.
하지만 최근 전 세계적으로 AI 거품론이 확산함에 따라 상승세가 꺾었다. 여기에 최근 분기 실적이 시장 기대치에 미치지 못하며 낙폭을 더욱 키웠다. 키옥시아는 2025회계연도 2분기(7~9월) 매출은 4483억 엔(약 4조21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8% 감소했다. 순이익은 62% 급감한 417억 엔(약 3900억원)으로, 시장 전망치(474억 엔·약 4500억원)를 크게 밑돌았다.
이런 가운데 베인캐피털 지분 매각 소식까지 알려지면서 주가가 계속 빠지고 있다. 이날 오후 1시30분 기준 키옥시아 주가는 8645엔으로 전거래일 대비 12% 넘게 빠졌다.
키옥시아는 세계 3위 낸드플래시 기업이다. 베인캐피털과 SK하이닉스가 컨소시엄을 구성해 이 회사에 투자해 최대 주주 지위를 확보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