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정예린 기자] 삼성전자가 SATA(Serial ATA) 인터페이스 기반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생산을 중단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는 관측이 제기됐다. 수익성이 낮은 SATA 제품 비중을 줄이고 휘발성 메모리 익스프레스(NVMe) SSD에 집중하려는 전략 변화 가능성이 거론되면서 삼성전자의 SSD 포트폴리오 조정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15일 해외 테크 전문 유튜브 채널 '무어의 법칙은 죽었다(Moore's Law is Dead)'에 따르면 이 채널은 최근 유통사와 리테일 등 복수의 정보원을 인용해 삼성전자가 SATA SSD 생산을 조만간 종료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다만 삼성전자는 아직까지 SATA SSD 수요가 존재해 당분간 생산을 중단할 계획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생산 중단설(說)의 배경으로는 수익성 문제가 지목된다. 가격 경쟁이 치열한 SATA SSD보다 고성능·고부가 제품 중심으로 SSD 사업 구조를 재편하는 과정에서 소비자용 SATA SSD가 우선적인 검토 대상에 포함됐다는 설명이다.
SATA SSD는 저장장치를 PC에 연결하는 규격으로 SATA 인터페이스를 사용하는 SSD다. 기존 하드디스크(HDD)와 동일한 연결 방식을 활용해 구형 PC와 노트북에서도 호환성이 넓고 가격이 비교적 저렴하다는 특징이 있다. 반면 NVMe SSD는 PCIe 규격과 NVMe 프로토콜을 기반으로 높은 전송 속도를 제공해 고성능 PC와 서버, 데이터센터를 중심으로 채택이 확대되고 있다.
삼성전자가 판매 중인 소비자용 SATA SSD로는 870 EVO와 870 QVO 시리즈가 대표적이다. 이들 제품은 2.5인치 SATA 인터페이스를 사용하는 모델로, 보급형·레거시 수요를 중심으로 판매돼 왔다. SATA 인터페이스 특성상 성능 상한이 뚜렷해 최신 낸드플래시를 적용하더라도 체감 성능 개선 폭이 제한적이라는 점이 한계로 지적된다.
SATA SSD 사업 철수와 함께 삼성전자의 낸드플래시 공급 전략 변화도 함께 거론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SATA SSD에 사용되는 낸드 칩을 서드파티 업체에 공급하는 물량 역시 조정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삼성전자 제품에 국한되지 않고 SATA SSD 시장 전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셈이다.
이는 마이크론의 사례와 대비된다. 마이크론은 소비자용 SSD 브랜드인 크루셜(Crucial)에서 철수했지만 기업용 SSD와 서드파티 대상 낸드 공급은 유지한다고 밝힌 바 있다. 반면 삼성전자의 경우 낸드 공급 전략까지 함께 언급된다는 점에서 소비자용을 넘어 기업용 SATA SSD까지 장기적으로 정리 수순에 포함될 수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삼성전자는 PM883, SM883 등 데이터센터용 SATA SSD 제품군을 보유하고 있다. 이들 제품은 서버 운영체제(OS) 부팅용이나 레거시 스토리지 환경 등 특정 용도로 사용돼 왔다. 최근 서버 시장에서도 NVMe 기반 스토리지 전환이 가속화되면서 기업용 SATA SSD의 입지는 점차 축소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