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정등용 기자] “최근 구리 부족 현상이 과장된 주장이 아닌 구조적 문제”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데이터센터 급증 등으로 구리 활용도가 높은 전기화 수요는 늘고 있지만, 이를 뒷받침 할 수 있는 구리 공급이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에너지 리서치 기관 블룸버그NEF는 17일(현지시간) '2025년 전이 금속 전망' 보고서를 통해 이 같은 진단을 내놓았다.
블룸버그NEF는 “전기화 수요 증가 속도가 신규 구리 공급 증가 속도를 앞지르면서 구리는 내년부터 구조적 공급 부족 국면에 접어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데이터센터 급증과 전력망 확장, 전기차 보급 확대로 인해 구리가 전이 금속 중 가장 심각한 압박에 직면할 것”이라며 “구리 수요가 오는 2045년까지 3배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공급이 확대되지 않는 한 구리 시장은 지속적인 부족 상태에 빠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구리 공급 부족은 이미 가시화되고 있다. 칠레 케브라다 블랑카와 엘 테니엔테, 인도네시아그라스버그, 페루 라스 밤바스, 콘스탄시아 등 구리 프로젝트들이 생산 차질과 허가 지연으로 공급 시장을 위축시키고 있다.
블룸버그NEF는 “신규 광산 개발이나 고철 수거량 대폭 증가 없이는 2050년까지 구리 부족량이 1900만 톤에 달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구리 가격은 이미 올해 들어서만 35% 상승하며 지난 2009년 이후 최대 상승폭을 기록할 가능성이 높다. 업계에서는 “10년 내 신규 구리 공급을 확보하기 위해 기존 프로젝트 확장을 위한 지속적인 투자와 허가 절차 간소화, 개선된 재활용 시스템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업체들도 본격적인 움직임에 나서고 있다. 앵글로아메리칸과 BHP, 글렌코어, 리오 틴토, 발레 등 주요 구리 생산업체들이 투자를 늘리면서 인수·합병에도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앵글로 아메리칸은 텍리소스와의 합병을 추진하고 있다. 최근 캐나다 정부가 이에 대한 승인 결정을 내렸으며 한국 등 다른 국가들의 규제 심사가 진행 중이다.<본보 2025년 12월 17일 참고 캐나다, 530억 달러 규모 앵글로 아메리칸·텍리소스 합병 승인>
중국 장시구리는 솔골드의 완전 인수를 추진하고 있다. 솔골드가 소유한 에콰도르 ‘카스카벨(Cascabel) 구리·금 프로젝트’를 장악하기 위한 것으로 구리 수익성을 높이려는 의도가 깔려 있다.<본보 2025년 12월 16일 참고 구리값 급등에 中 장시구리, 英 솔골드 완전 인수 추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