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진유진 기자] 코스맥스가 중국 유수 대학과 손잡고 인공지능(AI) 기반 기능성 원료 개발에 속도를 낸다. 효능·안전성·지속가능성을 동시에 요구하는 글로벌 화장품 시장 환경 속에서, 원료 기술 경쟁력을 선제적으로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30일 코스맥스에 따르면 코스맥스차이나는 최근 상하이자오퉁대학교 양광위 연구팀과 'AI 기반 화장품 응용 효소 발굴·개량·대량 적용'을 주제로 한 공동 연구 협약을 체결했다. 이번 협력은 기능성 원료 개발 과정에 AI 기술을 본격 접목해 연구 효율성과 산업화 가능성을 동시에 높이는 데 초점을 맞췄다.
양측은 AI 기반 효소 발굴을 시작으로 효소 엔지니어링 최적화, 반응 시스템 구축, 대량 생산 검증·공정 평가 등 핵심 단계 전반에서 협력할 예정이다. 연구 성과가 실험실 수준에 머무르지 않고, 산업 평가와 후속 양산 단계로 이어질 수 있도록 구조적인 검증 체계를 함께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최근 화장품 산업에서는 원료 혁신의 무게중심이 단순 신성분 개발을 넘어 기술 플랫폼과 제조 안정성으로 이동하고 있다. 각국 규제 강화와 함께 소비자들이 효능 검증과 친환경 제조 여부를 중시하면서, 원료의 장기 공급 가능성과 공정 경쟁력이 브랜드 선택의 핵심 요소로 부상했다.
코스맥스는 이러한 흐름 속에서 효소 원료를 차세대 성장 축으로 보고 있다. 효소는 높은 반응 효율과 우수한 안전성, 공학적 개량 가능성을 동시에 갖춘 소재로, 고기능·프리미엄 화장품 시장에서 활용 범위가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실제로 코스맥스차이나는 극한 환경 유래의 고안정성 SOD 효소를 자체 개발해 상용화하며 중국 항노화 시장에서 성과를 거둔 바 있다.
이번 협력은 기존 성과를 넘어, AI 기반 효소 설계와 최적화를 통해 개발 초기 단계부터 성공 확률을 높이겠다는 전략적 판단으로 풀이된다. 업계에서는 이를 단순 산학협력을 넘어, 화장품 원료 개발 방식 자체를 고도화하는 사례로 평가하고 있다. AI를 활용한 원료 발굴과 공정 최적화가 개발 기간을 단축하는 동시에 친환경 제조와 안정적 공급이라는 과제를 함께 해결할 수 있는 대안이라는 분석이다.
코스맥스차이나는 "AI와 효소공학의 결합은 후보 물질 선별과 개발 속도를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는 도구"라며 "연구 결과가 실제 생산과 상용화로 이어질 수 있도록 기반을 구축하는 데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프로젝트 책임자인 양광위 상하이자오퉁대 교수 역시 "이번 협력은 성과 전시가 아닌, 처음부터 확장 가능성을 전제로 설계됐다"며 "기업의 평가·생산 시스템과 연계해 실질적인 산업 적용을 목표로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코스맥스는 현재 100여 개국, 4100여 개 고객사를 대상으로 연구개발과 생산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지난 2004년 중국에 진출한 이후 코스맥스차이나는 350명 이상의 연구 인력을 기반으로 매출의 약 7.5%를 연구개발(R&D)에 투자하며, 현지 소비자와 시장 수요를 중심으로 R&D와 제조 역량 현지화를 지속적으로 강화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