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김예지 기자] 제너럴 모터스(GM)가 차세대 배터리 기술인 리튬 망간 리치(LMR) 배터리를 앞세워 전기차(EV) 경쟁력 강화에 나선다. 니켈과 코발트 사용 비중을 낮추고 망간 비중을 높인 새로운 화학 조성을 통해 가격 경쟁력과 주행거리 개선을 동시에 노린다는 전략이다. 가격을 앞세운 중국 LFP 배터리 확산에 대응하기 위한 기술적 대안 마련에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16일 영국 경제지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커트 켈티(Kurt Kelty) GM배터리 사업 총괄(부사장)은 최근 인터뷰에서 LMR 배터리를 기반으로 한 EV 회생 전략을 공개했다. 켈티 부사장은 "위험을 감수하지 않으면 복제업자(Copycat)에 머물 뿐"이라며 "오는 2028년 LMR 탑재 차량을 인도해 시장의 판도를 바꾸겠다"고 밝혔다.
◇ 중국은 50%, 미국 한 자릿수...비용 경쟁력 절실
글로벌 전기차 시장은 지역별 격차가 뚜렷하다. 중국은 신차 판매의 절반 이상이 전기차 및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차량으로 채워지고 있는 반면, 미국 내 전기차 점유율은 한 자릿수 수준에 머물러 있다. 북미 완성차 업체들로서는 가격 경쟁력과 수익성 확보가 동시에 요구되는 상황이다.
GM은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해법으로 LMR 기술을 선택했다. LMR 배터리는 기존 삼원계(NCM) 대비 니켈·코발트 사용을 줄이고, 상대적으로 저렴한 망간 비중을 높인 것이 특징이다.
GM과 LG에너지솔루션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개발 중인 LMR 각형(prismatic) 배터리 셀은 현재 상용화된 최고 수준의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대비 약 33% 높은 에너지 밀도를 구현하면서도 비용은 유사한 수준을 목표로 한다.
GM은 이를 통해 향후 전기 픽업트럭에서 1회 충전 주행거리 400마일(약 644km) 이상을 제공하는 동시에, 기존 고니켈 배터리 팩 대비 비용 절감을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 2028년 美 양산 목표… 합작사 통해 상업 생산
LMR 배터리 상용화는 양사의 합작사 GM과 LG에너지솔루션과의 합작사인 얼티엄셀즈(Ultium Cells)를 통해 추진된다. 얼티엄셀즈는 오는 2028년 미국 내 LMR 각형 셀 상업 생산을 시작할 계획이다. 2027년 말부터는 LG에너지솔루션 시설에서 사전 생산이 이뤄질 예정이다.
최종 설계 검증은 미국 미시간주 워런에 들어설 GM 배터리 셀 개발센터와 LG에너지솔루션 시설에서 진행된다.
LMR 기술의 과거 과제로 지적돼 온 전압 강하(Voltage Fading) 문제에 대해 켈티 부사장은 "성능과 내구성 측면의 기존 한계를 극복했다”고 밝혔다. 다만 구체적인 기술적 방식은 공개되지 않았다.
한편 LG에너지솔루션은 LMR 기술 분야에서 200건 이상의 특허(IP5 기준)를 확보하고 있다고 밝혔다.
◇ 고니켈·LFP 보완하는 '제3의 축'
GM은 LMR을 기존 고니켈 배터리와 LFP 배터리를 보완하는 포트폴리오의 한 축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켈티 부사장은 LMR이 트럭 및 대형 SUV 시장에서 고객 선택지를 확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GM이 LMR 상용화에 성공할 경우, 고니켈 중심의 고성능 전략과 LFP 중심의 저가 전략 사이에서 새로운 균형점을 제시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가격과 성능을 동시에 겨냥한 ‘망간 전략’이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판도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주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