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김예지 기자] 프랑스 르노 그룹이 볼보 그룹, CMA CGM과 함께 설립한 차세대 전기차 합작법인 '플렉시스(Flexis)'의 지분 전체를 확보해 독자 경영 체제로의 전환을 추진한다. 당초 예상보다 더딘 전기차 시장 성장세에 대응하기 위해 파트너십 대신 기동성 있는 단독 통제권을 선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16일 영국 매체 글로벌 뱅킹 앤 파이낸스 리뷰에 따르면 르노 그룹은 볼보 그룹과 물류 대기업 CMA CGM이 보유한 플렉시스 지분을 모두 매입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현재 지분 구조는 르노와 볼보가 각각 45%, CMA CGM이 10%를 보유하고 있다. 이번 인수가 성사되면 르노의 100% 자회사가 된다.
이번 결정은 최근 유럽 내 전기 상용차 시장의 수요가 기대치에 미치지 못하면서 사업 계획 전반을 재검토한 결과다. 특히 프랑수아 프로보(François Provost) 르노 그룹 CEO 주도로 사업 구조 효율화 작업이 진행되면서, 파트너사 간의 복합한 의사결정 구조를 단순화하고 경영 효율을 극대화하기 위해 단독 지배 체제를 택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는 약 1년 전 플렉시스가 첫 양산형 전기 밴 실물을 공개하며 장밋빛 전망을 내놓았던 것과는 대조적인 흐름이다. 지난해 1월 당시 플렉시스는 출범 9개월 만에 스케이트보드 플랫폼 기반의 소프트웨어 중심 차량(SDV)을 선보이며 기아의 목적 기반 모빌리티(PBV)와 경쟁할 강력한 대항마로 주목받은 바 있다. 당시 1회 충전 시 450km 주행 거리와 20분 내 급속 충전 등 혁신적인 사양을 앞세워 오는 2030년까지 전기 상용차 수요가 매년 40% 이상 성장할 것으로 기대했으나, 실제 시장 환경은 이보다 냉랭했다.
지배구조 변화에도 불구하고 프랑스 노르망디에 위치한 산두빌(Sandouville) 공장을 활용한 생산 일정과 올해 말 첫 인도 목표 등 핵심 비즈니스 로드맵은 변함없이 추진될 전망이다. 르노는 최근 전기차 전담 조직인 '암페어(Ampere)'를 본사 엔지니어링 조직으로 통합하고 카셰어링 서비스 '모빌라이즈'를 개편하는 등 전기차 사업 포트폴리오를 본사 중심으로 재편하는 '슬림화' 전략을 가속화하고 있다. 플렉시스의 완전 자회사화 역시 외부 파트너십의 리스크를 줄이고 본사 직할 체제를 통해 2026년 양산 성공 가능성을 높이려는 전략의 연장선상에 있다는 평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