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김예지 기자] 정기선 HD현대 회장이 강조한 미래 기술 실행력이 빠르게 결실을 맺을 모양새다. 글로벌 농기계·건설장비 리더인 CNH 인더스트리얼(이하 CNH)과 맺은 기술 파트너십이 최근 실무진의 긴밀한 현장 교류로 이어지며, HD건설기계의 인공지능(AI) 기반 자율 로봇 상용화에 탄력이 붙는 모습이다. 정 회장이 직접 물꼬를 튼 전략적 협력이 실무 로드맵으로 구체화되면서 자율주행 기술의 조기 상용화를 위한 양사의 보폭도 빨라지고 있다.
26일 케빈 스코티즈(Kevin Scotese) CNH 디지털·AI 및 자율 솔루션 부문 총괄 링크드인 등에 따르면 양사 실무진들은 HD건설기계 주최로 최근 한국에서 회동을 갖고 건설장비 혁신센터(CEIC)를 거점으로 한 자율주행 기술 상용화 로드맵을 점검했다. 이는 지난 2024년 CES 현장에서 정기선 회장과 CNH 최고경영진이 직접 대면해 무인화 기술의 조기 상용화를 당부한 이후 이어진 속도전의 산물이다.
당시 정 회장은 CNH 최고경영진과 만나 미래 기술 협력 방안을 심도 있게 논의하며 프로젝트에 힘을 실었다. HD현대 측은 무인 자율화 기술을 시장 패러다임을 바꿀 핵심 열쇠로 정의하고, 기술 상용화를 위한 실행 속도를 높이는 데 양사가 뜻을 모았다. 이후 북미에 CEIC 설립까지 완료했다. 현재는 AI 인지 기술과 디지털 생태계 구축을 위한 공동 연구가 본궤도에 오른 상태다.
이러한 협력 가속화는 글로벌 산업계의 AI 로봇화 대세와도 맞물려 있다. 코트라(KOTRA)에 따르면 세계 로봇 농업기계 시장 규모는 오는 2030년 약 22억 6000만 달러(약 3조원)로 가파른 성장이 예상된다. 특히 고령화와 인력 부족 문제를 겪고 있는 북미와 유럽 시장에서 AI 자율 로봇은 건설 및 농기계 업계의 필수 생존 전략으로 자리 잡았다.
CNH는 그간 레이븐(Raven), 헤미스피어(Hemisphere) 등 자율주행 소프트웨어 전문 기업들을 인수하며 기술 고도화에 주력해왔다. 여기에 지난 2019년 세계 최초로 무인 자동화 솔루션 '콘셉트-X(Concept-X)' 시연에 성공한 HD건설기계의 하드웨어 제어 및 자율주행 역량이 결합되면서, 정 회장이 제시한 미래 건설 현장의 청사진이 한층 앞당겨질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협력이 과거 CNH와 LS엠트론이 다진 하드웨어 중심의 파트너십을 넘어, AI와 자율주행이라는 고부가가치 소프트웨어 시장에서 글로벌 기술 혈맹을 맺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HD건설기계는 이번 파트너십을 발판 삼아 글로벌 스마트 건설 및 농기계 시장에서 기술 리더십을 공고히 할 계획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