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정등용 기자]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침공으로 중동 전역이 전쟁 위기에 놓이면서 유럽 천연가스(LNG) 가격도 급등했다. 전문가들은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LNG 선박 통행 중단이 얼마나 지속될지 예의주시하고 있다.
2일(현지시간) 네덜란드 TTF거래소에서 LNG 선물 근월물 종가는 1메가와트시당 44.51유로로 전 거래일 대비 40% 급등했다. 동북아시아 지역 LNG 가격지표인 LNG 일본·한국 마커(JKM)도 100만BTU(영국열량단위)당 15.068달러로 전장 대비 약 40% 올랐다.
이란 최정예 부대인 혁명수비대(IRGC)가 호르무즈 해협 통과를 시도하는 선박에 대한 공격을 예고한 영향이다. 호르무즈 해협은 원유뿐 아니라 전 세계 LNG 물동량의 약 20%를 담당하고 있다. IRGC의 경고로 유조선 대부분이 호르무즈 해협 통과를 중단했다.
중동에서 수출된 LNG 대부분은 아시아 국가들이 수입하고 있다. 공급에 차질이 생길 경우 대체 공급원을 찾기 위한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유럽을 포함한 전 세계 LNG 가격이 오를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특히 유럽 LNG 가격은 변동성이 높은 상태다. 겨울이 끝자락에 접어들며 LNG 소비가 줄어들고 있지만, LNG 재고 수준이 비정상적으로 낮기 때문이다. 여기에 다음 겨울 난방 시즌에 대비한 재고 비축을 위해 막대한 양의 LNG를 수입해야 하는 처지에 놓여 있다.
골드만삭스는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운송이 한 달간 중단될 경우 유럽 LNG 가격은 두 배 이상 뛸 수 있다”며 “이는 비교적 온화한 날씨와 충분한 공급 덕분에 안정세를 보였던 LNG 시장에 상당한 충격이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번 갈등은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침공 이후 이란이 주변국에 공습으로 응수하면서 심화했다. 카타르와 아랍에미리트(UAE)에서 화물을 적재할 예정이었던 LNG 운반선들은 현재 계획을 지연시키거나 항로를 변경했다. 카타르는 세계 최대 LNG 수출 공장의 근무 인력을 일시적으로 감축했다.
이스라엘도 보안 조치의 일환으로 일부 가스 생산 시설의 일시 폐쇄를 명령했다. 이스라엘은 레비아탄(Leviathan) 가스전을 포함해 3개의 가스전을 보유하고 있는데, 지난해 6월 이란과의 군사 분쟁 때도 가동을 중단한 바 있다.
덴마크 에너지 리스크 관리 전문기업 ‘글로벌 리스크 매니지먼트(Global Risk Management)’는 "유럽 LNG 시장은 실제적으로 석유 시장보다 호르무즈 해협 폐쇄에 더 민감하다"며 "이러한 공급 차단은 곧 실물 시장에서 체감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