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의회 "美와 무역 합의 못한다" 또 승인 보류

2026.03.05 11:01:38

트럼프 관세 정책 불확실성 가중

 

[더구루=홍성환 기자] 유럽의회가 유럽연합(EU)과 미국이 작년 7월 체결한 무역 합의의 비준 절차 중단 상태를 유지하기로 했다. 미국 대법원의 '국제경제비상권한법(IEEPA)' 위법 판결 이후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의 불확실성이 확대된 데 따른 것이다.

 

미국 블룸버그 통신은 5일 "유럽의회가, 트럼프 대통령의 상호 관세가 위헌으로 결정된 이후 EU와 미국 간 무역 합의 승인을 보류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유럽의회는 양측이 합의한 15%의 관세 상한선을 어떻게 유지할 것인지에 대한 추가 정보를 요구했다. 

 

베른트 랑에 유럽의회 무역위원회 위원장은 블룸버그에 "미국에 협정 준수 의지를 분명히 밝히라는 메시지를 전달할 것"이라며 "아울러 EU 집행위원회에 무역 합의의 구체적인 이행 방안에 대한 추가 설명을 요구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유럽의회는 오는 17일 무역 합의 비준 절차 진행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블룸버그는 "무역 합의 승인 지연은 대서양 무역 관계의 불안정성을 보여주는 가장 최근의 징후"라며 "트럼프 대통령은 스페인이 미국의 군사 기지 이용을 거부하자 모든 무역을 중단하겠다고 위협하면서 양국 관계가 크게 흔들렸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도발은 미국과 EU 간 무역 합의에 불확실성을 가중시켰다"고 설명했다.

 

EU와 미국은 작년 7월 스코틀랜드 턴베리에서 EU 회원국에서 미국으로 수출하는 물품에 적용되는 상호 관세율을 30%에서 15%로 낮추는 대신 6000억 달러(약 880조원)를 미국에 투자하기로 합의했다.

 

유럽의회 일부 의원은 EU가 대부분의 미국산 상품의 수입 관세를 철폐하는 반면 미국은 유럽 제품에 15% 관세율을 유지하는 합의가 불공평하다고 지적하면서, 18개월 일몰조항과 미국산 물품 수입 급증에 대비할 수 있는 보호장치 마련 등의 조건을 전제로 합의를 승인한다는 방침이었다.

 

하지만 유럽의회는 지난 1월과 2월 두 차례에 걸쳐 무역 합의 승인을 보류했다. 지난 1월 트럼프 대통령이 덴마크 자치령인 그린란드를 내놓으라고 압박하며 이에 반대하는 유럽 8개국에 추가 관세 부과를 위협하자 무역 합의 승인을 전격 보류했다. 이어 지난달에는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15% 일괄 글로벌 관세 부과에 따른 불확실성에 대응하는 차원에서 표결을 재차 연기했다.

 

미국 대법원은 지난달 20일 "트럼프 대통령이 세계 각국에 부과한 상호 관세가 위법"이라고 판결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24일 무역법 122조를 근거로 상호 관세를 대체할 새로운 글로벌 관세를 발효했다. 새로 도입된 글로벌 관세 세율의 경우 일단 10%가 적용됐고, 조만간 15%로 올라갈 것으로 예상된다.

홍성환 기자 kakahong@thegur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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