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녹색에너지 전환 위한 '인프라 펀드' 조성 추진

2026.03.10 14:59:45

전력망 현대화·수소 인프라 구축 등 집중 투자
자금 조달 두고 국가 간 이견도…민간 자본 참여 검토

 

[더구루=정등용 기자] EU(유럽연합) 집행위원회가 유럽의 녹색 에너지 전환을 뒷받침하고, 청정 기술 산업의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새로운 '유럽 인프라 펀드'를 조성한다. 화석 연료 의존도를 낮추고 2050년 탄소 중립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전략의 일환이다.

 

9일(현지시간) 블룸버그가 입수한 유럽 인프라 펀드 초안에 따르면, 이 펀드는 단순히 신재생 에너지 발전소를 짓는 것을 넘어 △전력망 현대화 △수소 인프라 구축 △배터리 및 태양광 패널 생산 시설 확충에 집중 투자한다.

 

이번 펀드는 '유럽 공동의 이익'을 위한 프로젝트에 우선 순위를 둘 전망이다. 국경을 넘나드는 에너지 연결망을 강화해 에너지 안보를 높이고 가격 변동성을 줄이는 것이 핵심 목표 중 하나다.

 

EU는 현재 유럽의 노후화된 전력망이 신재생 에너지 확대를 수용하기에 부족하다고 보고 있다. 이에 유럽 인프라 펀드를 조성, 향후 10년 간 수천억 유로의 투자를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특히 이번 계획은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과도 연관이 있다. 미국은 현재 IRA를 통해 자국 내 친환경 산업에 막대한 보조금을 투입하며 유럽 기업들을 유인하고 있다. 이에 따라 EU가 역내 기업의 이탈을 막고 독자적인 공급망을 구축하기 위해 유럽 인프라 펀드를 추진하게 됐다.

 

다만 자금 조달을 두고는 이견이 예상된다. 프랑스와 남유럽 국가들은 “코로나19 회복 기금 때처럼 EU가 공동으로 채권을 발행해 자금을 조달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반면 독일과 네덜란드 등은 추가적인 공동 부채 발행에 강하게 반대하며, 기존에 편성된 예산이나 미사용 기금을 재할용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EU 집행위는 민간 자본의 참여를 유도하기 위한 보증 및 금융 지원책도 함께 검토 중이다. 공공 자금으로 마중물 역할을 하고, 대규모 민간 투자를 끌어내 전체 투자 규모를 극대화하겠다는 계산이 깔려 있다.

 

EU 집행위는 “에너지 전환은 단순한 환경 정책이 아니라 국가 안보와 산업 생존의 문제"라며 "유럽이 기술 주권을 지키기 위해서는 지금 당장 대규모 투자가 집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등용 기자 d-dragon@theguru.co.kr
Copyright © 2019 THE GURU.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