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길소연 기자] HD현대삼호가 벨기에에서 3400억원 규모의 암모니아 운반선(VLAC) 2척을 수주했다. 친환경 선박인 초대형 암모니아 운반선 수주에 성공한 HD현대삼호는 이 분야에서 차별화된 경쟁력을 입증하며 친환경 연료 운반선 시장을 선도한다. 암모니아의 독성과 부식 특성을 고려해 고도화된 적재 탱크 기술이 적용되는 등 건조 난이도가 높은 고부가가치 선종이다.
11일 노르웨이 해운전문지 '트레이드윈즈(Trade Winds)'에 따르면 HD현대삼호는 트랜스페트롤(Transpetrol)로부터 2억 3070만 달러(총 3402억원) 규모의 초대형 암모니아 운반선(VLAC) 2척을 수주했다. HD현대의 조선 중간 지주사인 HD한국조선해양이 전날 공시한 유럽 소재 선주와 액화석유가스(LPG) 운반선 2척에 대한 건조 계약이 트랜스페트롤과의 거래이다.
이번 계약 규모는 HD현대삼호의 2024년 연결기준 매출의 4.86% 수준이다. 신조선은 전남 영암의 HD현대삼호에서 건조돼 2028년까지 순차적으로 인도된다.
트랜스페트롤의 신조 발주는 암모니아 운송 수요 증가에 대비한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탄소중립 규제 강화와 함께 암모니아가 차세대 무탄소 연료와 수소 운반 매개체로 주목받으면서 암모니아 운반선 수요는 점차 늘어나는 추세다.
신조선은 친환경 운항을 위해 LPG 이중 연료 추진 체계를 적용해 탄소 배출을 줄이고, 향후 선주가 원할 경우 암모니아 연료 추진 방식으로 전환할 수 있도록 설계될 전망이다.
LPG 운반선은 수소 운반체 역할로 주목받는 암모니아 운반선으로 전용하기가 상대적으로 쉬운 선종이다. LPG 운반선의 기본적인 보냉 능력이 암모니아 운반을 위한 보냉 능력을 충족하기 때문이다. LPG의 주성분인 프로판은 -42°C 아래에서 액체 상태를 유지하는데, 암모니아는 -33°C 아래에서 액체 상태를 유지한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글로벌 에너지 시장의 공급이 불안해지고, 미국의 LPG 수출이 증가하면서 LPG 운반선 수요도 늘고 있다.
석유제품과 가스 운반선을 전문으로 운영하는 해운사 트랜스페트롤이 HD현대삼호에 신조 발주한 건 HD현대와 오랜 협력 관계를 맺고 있어서다. 트랜스페트롤은 HD현대베트남조선(HVS)에 석유제품선을, HD현대중공업에 8만4000㎥급 초대형가스선(VLGC) 1척을 발주한 바 있다. 이번에 HD현대삼호에 VLAC 2척 발주하며 친환경 선박 투자에 적극적인 모습이다.
HD현대는 2021년 업계 최초로 암모니아 연료공급시스템 개발에 성공했으며, 2023년에는 암모니아 이중연료추진 시스템과 암모니아 벙커링선 등에 대한 기본인증(AIP)을 획득하는 등 한발 앞선 기술 개발을 통해 시장을 이끌어 가고 있다. 지난 2023년 기준 전 세계에서 발주된 총 38척의 초대형 LPG·암모니아 운반선 중 약 61%에 해당하는 23척을 수주하며 고부가가치 선박 시장에서의 시장 지배력을 확고히 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