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정등용 기자] “미국·이란 전쟁으로 인해 유가에 이어 식료품 가격도 오를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됐다. 전 세계 비료 교역의 주요 통로인 호르무즈 해협이 막히면서, 봄철 파종 시기를 맞은 농업과 유통업에 타격을 줄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미국 금융 분석 전문 기업 ‘울프 리서치(Wolfe Research)’의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스테파니 로스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보고서를 10일(현지시간) 공개했다.
로스는 보고서를 통해 “에너지 외에도 주목받지 못하는 또 다른 위험은, 비료 부족이 농업 비용을 밀어올려 식료품 가격에 미칠 연쇄 효과”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비료 공급망 차질로 인해 미국 가정 내 식료품 물가 상승률은 약 2%p 높아질 수 있다”며 “이는 에너지 가격 상승에 따른 인플레이션 상승분에 추가 상승 요인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 같은 전망은 미국·이란 전쟁에 따른 호르무즈 해협 봉쇄에서 비롯됐다. 전 세계 비료 교역량의 3분의1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고 있는데, 미국·이란 전쟁 이후 이란 혁명수비대(IRGC)의 위협으로 이 길이 막힌 상태다. 특히 봄철 파종 시기에 이번 사태가 벌어지면서 제때 비료 공급이 어려워지고 있다.
로스는 “파종 시기에 비료 공급이 어려워지면 농부들이 비료 살포량을 줄이고 이는 옥수수, 콩, 밀, 쌀 등의 수확량 감소와 농업 비용 상승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미 비료 공급 차질의 여파는 현실화됐다. 미국 비료 협회 데이터에 따르면, 전쟁 시작 시점을 포함한 2월27일부터 3월6일 사이 미국의 요소(Urea) 수입 가격은 톤당 30% 폭등했다. 요소는 작물 수확량을 늘리기 위해 쓰이는 질소질 비료로, 미국에서 가장 활발하게 거래되는 품목 중 하나다.
이 같은 파급 효과가 전 세계로 확산할 가능성이 높다는 게 미국 비료 협회 분석이다. 아시아와 아프리카의 걸프 지역 비료 수출 의존도가 매우 높기 때문이다. 특히 인도는 걸프 지역 비료 공급에 크게 의존하고 있으며, 여러 아프리카 국가도 비료 생산에 필요한 원료를 이 지역에서 수입하고 있다.
미국 비료 협회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베로니카 나이는 “비료 공급 차질에 따른 영향은 전 세계적으로 벌어질 것”이라며 “공급 차질이 지속될 경우 농민과 유통업체의 부담이 결국 소비자에게 전가돼 식료품 가격을 올리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