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로템 참여' 말레이시아 페낭 경전철, 시스템 입찰 보증 연기…수주 ‘안갯속’

2026.03.27 09:40:17

최장 6월까지 연장됐으나 조기 낙점 가능성도
현지 생산공장 등 파격 조건 승부수

 

[더구루=김예지 기자] 현대로템이 참여한 말레이시아 페낭 경전철(LRT) '무티아라 노선(Mutiara Line)' 시스템 구축 사업자 선정이 연기됐다. 당초 이달 말 최종 결과가 나올 것으로 예상됐으나 발주처가 입찰 보증 기한을 공식 연장함에 따라 발표 시점은 최장 6월 말까지 늦춰질 전망이다. 다만 발주처의 결정에 따라 그 이전에 사업자가 확정될 가능성도 열려 있다.

 

27일 중국 시나 파이낸스 및  말레이시아 현지 외신 등에 따르면 페낭 LRT 발주처인 MRT Corp는 시스템 패키지 입찰에 참여한 컨소시엄들에 당초 오는 31일 만료 예정이었던 입찰 보증서(Bid Bond) 유효 기간을 오는 6월 말까지 연장해달라고 통보했다. 약 30억 링깃(현재 약 1조1000억원) 규모의 이번 사업은 차량과 신호, 궤도 공사를 포함하는 핵심 공정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보증 연기를 두고 사업자 선정이 공식적인 지연 단계에 들어간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발주처는 올해 1월께 최종 결과를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으나 별다른 공지 없이 일정을 넘긴 바 있다. MRT Corp 이사회는 이미 올해 초 재무부에 권고안을 제출했으나, 정부의 최종 승인이 늦어지면서 입찰 보증 기한을 연장해 법적 효력을 유지한 것으로 풀이된다.

 

현재 입찰 경쟁은 4파전으로 압축된 상태다. 현대로템은 말레이시아 MMC 그룹, 일본 히타치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참여 중이다. 이는 생존한 후보 중 중국 기업이 포함되지 않은 유일한 '비(非) 중국' 기술 노선이다. 나머지 3개 컨소시엄인 △가무다 △YTL △라이온 퍼시픽-WCT는  모두 중국 국영 열차 제조사인 중국중차(CRRC)의 차량을 채택하며 거센 공세를 펼치고 있다.

 

현대로템은 이번 수주를 위해 파격적인 조건을 내걸었다. 앞서 현대로템은 수주와 동시에 말레이시아 현지 전동차 생산공장 건설을 추진하기로 했다. 이는 발주처인 MRT가 입찰 조건으로 내건 '현지 차량 생산공장 보유' 및 '현지 일자리 창출' 요구에 부합하기 위한 전략이다. 현대로템은 지난 1973년 말레이시아 시장 진출 이후 쌓아온 신뢰와 기술 이전 경험을 바탕으로 막판 뒤집기를 노리고 있다.

 

현지에서는 후보 컨소시엄 간의 치열한 로비전이 최종 결정의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미 79억~83억 링깃 규모(약 2조원 9000억원~3조원)의 1단계 토목 공사를 현지 기업 가무다가 가져간 상황에서, 시스템 패키지 향방을 두고 말레이시아 당국의 정책적 고심이 깊어지는 모양새다.

김예지 기자 yeletzi_0418@thegur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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