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변수지 기자] 미국 최대 투자은행인 JP모건 체이스의 최고경영자(CEO) 제이미 다이먼이 △지정학 갈등 △인플레이션 △인공지능(AI)을 글로벌 경제를 위협하는 '핵심 리스크'로 지목했다. 전쟁과 신용 불안, AI발 구조 개편이 맞물리며 글로벌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는 판단이다.
6일(현지시간) 공개된 연례 주주서한에서 다이먼은 "현재 경제가 단일 악재가 아닌 복수의 충격 요인이 중첩된 국면에 진입했다"고 분석했다.
다이먼 CEO는 먼저 미국-이란 전쟁 등 최근 불거진 지정학 리스크를 가장 근본적인 변수라고 봤다. 그는 "전쟁이 에너지와 공급망에 미치는 영향은 예측 불허이며, 현 지정학적 사태의 결과가 글로벌 경제 질서의 전개 방식을 결정짓는 핵심 변수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인플레이션에 대해서도 안심하기 이르다고 선을 그었다. 다이먼은 물가가 완만하게 재반등하는 시나리오를 “파티의 불청객(skunk at the party)”에 비유하며 “이것만으로도 금리 상승과 자산 가격 하락을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자산 가격 조정이 심리 위축과 대규모 현금 이동으로 이어질 경우 스태그플레이션까지 발생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AI에 대해서는 생산성을 높일 동력으로 평가하는 동시에 불확실성을 경계했다. 그는 “AI 투자는 투기적 버블이 아니다”라면서도 “AI 관련 산업의 최종 승자를 예측하기는 이르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AI가 사회 전반에 가져올 2차·3차 파급 효과에 주목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신용시장 취약성에 대한 우려도 드러냈다. 다이먼은 “언젠가 반드시 도래할 신용 사이클에서 레버리지 론의 손실 규모가 예상치를 크게 웃돌 것”이라고 말했다. 레버리지 론은 신용도가 낮거나 부채가 많은 기업에 제공되는 고위험 대출이다.
낙관적 실적 전망과 느슨한 대출 약정, 이자 납부 없이 원금에 가산하는 방식인 PIK(Payment-in-Kind) 증가 등 "전반적인 신용 기준 완화가 위험을 키웠다"는 지적이다.
다만 그는 “레버리지 론 시장 규모는 약 1조8000억 달러로 미국 하이일드 채권 시장보다 크지만, 주택담보대출 등에 비하면 작아 시스템 전반을 흔들 가능성은 제한적”이라고 덧붙였다.
사모대출 시장의 구조적 문제도 짚었다. 그는 “사모대출은 투명성이 낮고 엄격한 가치 평가 기준이 부족해 시장 악화 우려만으로도 투매가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시장에서는 다이먼의 이번 메시지를 올해 글로벌 경제가 ‘성장 기대’와 ‘복합 불확실성’ 사이에서 높은 변동성을 보일 것이라는 신호로 받아들이고 있다. "지정학적 충돌과 물가 불안, 신용 균열이 동시에 터질 경우 글로벌 경제가 예상보다 큰 충격을 받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