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진유진 기자] 빙그레의 상징 '바나나맛우유'가 북미 시장에서 새로운 커피 소비 트렌드를 주도하며 수출 효자로 거듭나고 있다. 글로벌 SNS를 통해 확산된 'K-라떼' 문화가 주류 소비층의 입맛을 관통하면서, 빙그레 미국 법인의 사상 첫 '매출 1000억 클럽' 가입이 초읽기에 들어갔다는 평가다.
9일 미국 최대 포털 '아메리카온라인(AOL.com)'은 빙그레 바나나맛우유를 활용해 아이스커피를 만드는 이른바 '바나나맛우유 커피'를 집중 조명했다. AOL은 "아이스커피의 풍미를 10배 이상 끌어올리는 한국식 방법"으로 소개하며, 바나나맛우유의 부드럽고 달콤한 맛이 커피의 쓴맛과 조화를 이뤄 풍성한 풍미를 구현한다고 평가했다. 특히 한국 편의점 특유의 '믹스 앤 매치(Mix & Match)' 문화가 북미 MZ세대 취향을 저격했다는 분석이다.
이러한 K-라떼 신드롬은 단박에 실적 수치로 직결됐다. 빙그레 미국 법인의 지난해 매출은 970억원으로 전년 대비 20.6% 증가하며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다. 지난 2019년 226억원이었던 매출이 불과 6년 만에 4배 이상 성장한 규모다.
실적 추이도 가팔랐다. 빙그레 미국 법인 매출은 지난 2019년 226억원에서 △2020년 327억원 △2021년 402억원 △2022년 578억원 △2023년 597억원 △2024년 804억원 △지난해 970억원으로 확대되며 연평균 약 30%에 가까운 성장률을 이어왔다. 연간 실적이 매년 최고치를 경신하는 흐름이 이어지고 있어, 현재 추세라면 올해 북미 매출 1000억원 돌파는 사실상 가시권에 들어왔다는 분석이 나온다.
성장세의 배경에는 SNS 기반 자발적 확산이 눈길을 끈다. 바나나맛우유 커피 레시피가 틱톡·인스타그램 등 SNS에서 빠르게 퍼지며 소비자 참여형 콘텐츠로 진화했고, 이는 곧 구매로 이어졌다. 실제로 미국 최대 맛집 플랫폼 '옐프(Yelp)'에서 최근 1년간 '바나나맛우유 라떼' 검색량이 1573% 폭증하는 등 관심 지표가 뚜렷하게 상승했다. 기존 교민 중심 소비에서 벗어나 현지인 수요까지 흡수했다는 점이 구조적 변화로 꼽힌다.
유통 전략 전환도 주효했다. 빙그레는 한인 마트 중심에서 벗어나 코스트코, 아마존, 알디 등 현지 주류 유통망으로 판매 채널을 넓혔다. 이미 현지 아이스크림 시장에서 스테디셀러로 자리 잡은 '메로나'에 이어, 바나나맛우유가 커피 베이스로 활용되는 새로운 카테고리를 선점하며 매출의 강력한 쌍두마차로 올라섰다. 최근에는 현지 편의점 채널에서도 판매가 확대되며 접근성을 끌어올리고 있다.
이번 K-라떼 열풍은 K-콘텐츠 확산이 실질적인 경험형 소비로 이어진 성공 모델로 풀이된다. 제품을 단순 소비하는데 그치지 않고 새로운 방식으로 재조합, 콘텐츠화하며 시장을 키웠다는 해석이다. K-푸드와 K-콘텐츠가 결합된 경험형 소비가 글로벌 시장에서 영향력을 확대하는 흐름 속에서, 빙그레가 이를 실질적 매출 성장으로 연결한 대표 사례라는 평가가 나온다.
빙그레는 이 같은 성장세를 기반으로 북미 공략을 한층 강화할 계획이다. 현지 유통망을 추가로 확대하고, 다양한 맛과 제품군을 통해 소비자 접점을 넓힌다는 전략이다.
